“에어부산 분리매각은 합병 심사에 방해” 대한항공 논리 답습한 국토부 장관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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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장관, 국회 예결위 답변에서 “에어부산 분리 매각은 합병 방해”
“가덕신공항 기반 항공사는 필요…또 다른 차원에서 대안 마련하겠다”



김해국제공항에서 에어부산 여객기가 대항항공 여객기 옆을 지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김해국제공항에서 에어부산 여객기가 대항항공 여객기 옆을 지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에어부산 분리매각에 대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심사를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에어부산 분리매각에 반대하는 대한항공의 논리를 그대로 반복한 발언이다. 박 장관은 “합병 이후 건설적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분리 매각 대신 지역 항공사 신설 등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 장관은 지난 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에어부산을 가덕신공항에 남기는 것은 해외 합병심사를 방해해 원점으로 되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의 발언은 대한항공과 산업은행이 에어부산 분리 매각에 반대하며 주장한 내용과 같은 논리다. 그러나 에어부산 분리매각의 경우 경쟁 제한성을 완화해 해외 경쟁당국 심사 통과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곽 의원도 이와 관련 “에어부산 분리매각은 오히려 경쟁 제한성을 해소하는 조치로서 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해외경쟁당국의 재심사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M&A전문 법무법인으로부터 받은 의견에도 일반적으로 자회사 매각 등으로 인한 경쟁제한성 완화 시 기업결합 재심사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에어부산보다 규모가 훨씬 더 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매각을 결정하면서 유독 에어부산 분리매각에는 부정적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지만 박 장관은 “화물사업부 매각은 해외(경쟁당국)에서 요구한 사안”이라고만 답했다.

박 장관의 발언은 곽 의원의 질문에도 어긋나는 내용이다. 곽 의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재벌기업의 경영권 공고화를 위해 산업은행이 편법적 지원을 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는 지적이었다. 곽 의원이 “(문재인)정부가 논란이 많았던 항공사 합병에 대한 비난과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국민을 기만했다”고 지적하자 박 장관은 곧바로 ‘에어부산 분리매각 불가’ 주장을 폈다.

박 장관은 산업은행이 합병을 추진하며 강조했던 ‘지역공항 활성화 대책’에 대해선 “가덕신공항이라는 큰 공항을 만들었을 때 그 공항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기에 기반을 둔 항공사가 필요하다”면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합병 절차가 완료되면 또 다른 차원에서 건설적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이 ‘대안’을 강조하면서 에어부산 분리 매각이나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본사 부산 이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부가 대한항공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어 에어부산 분리 매각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항공업계의 한 전문가는 “결국 국토부가 가덕신공항 개항 시점에 맞춰 부산에 기반한 신생 항공사에 면허를 내주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재벌 특혜’ 논란이 계속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과정에 대해선 감사원 감사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3일 예결위 회의에서 곽 의원이 합병 관련 감사원 감사를 요구한 데 대해 “합병 자체는 민간 영역이지만 산업은행을 통한 지원 부분은 감사 대상이 될 것 같다”면서 “모니터링하겠다”고 답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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