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류 잦아드니 멍게 초토화…‘피해액 100억 훌쩍’인데 이제 시작?
7일 기준 어류 2643만 마리·439억 원
지난해 1466만 마리·207억 원의 갑절
멍게, 신고 접수 일주일 만에 119억 원
역대급 폭염의 뒤 끝에 늦더위기 기승인 가운데 바다를 달군 고수온 후유증도 계속되고 있다. 양식 어류 피해는 역대 최악이던 지난해의 갑절을 넘어섰고, 이제 양식 멍게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8일 경남도에 따르면 전날까지 신고된 고수온 추정 양식 어류 누적 폐사량은 통영·거제·고성·남해‧하동 5개 시군 379어가 2643만 1000여 마리, 피해액은 439억 600만 원 상당이다.
이 중 80% 상당인 2080만 6000여 마리, 341억 7300만 원 상당이 경남권 최대 양식 활어 산지인 통영 지역 피해다.
피해 어종 10마리 중 7마리(1849만 8000여 마리, 256억 1100만 원)는 우럭(조피볼락)이다.
우럭은 찬물을 좋아하는 한대성 어종이라 수온이 26도를 넘기면 생리 기능이 저하될 정도로 고수온에 유독 취약하다.
올여름 직전까지 경남 앞바다에서 사육 중인 양식 어류 2억 900만여 마리 중 절반인 1억 460만여 마리가 우럭이었다.
또 다른 주력 어종인 쥐치나 참돔 등은 난류성이라 제법 버티지만, 이들도 30도를 웃도는 환경에선 속수무책이다.
경남 앞바다 수온은 지난달 중순까지 26도 안팎을 유지했다. 바다 저층에 형성된 냉수대가 수온 상승을 억제한 덕분이다.
그런데 13일을 전후해 냉수대가 소멸하면서 순식간에 30도에 육박했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 쥐치(말쥐치 포함) 489만 700여 마리(130억 4700만 원), 참돔 2만 9000여 마리(1억 400만 원)가 폐사했다.
이는 어민들이 신고한 수치로 정확한 피해량은 지자체 확인을 거쳐 확정된다. 지난해 최종 확정된 양식어류 고수온 피해 규모는 1466만여 마리, 207억 원이었다.
그나마 어류 피해 신고는 하루 10만 마리 미만 수준으로 줄었지만, 문제는 멍게다.
멍계 떼죽음 피해 신고는 접수 일주일 만에 통영과 거제, 고성 3개 시군 260어가, 4557줄(봉), 119억 1200만 원으로 불었다.
업계는 올여름 경남 지역 전체 입식량의 90% 이상이 폐사하는 등 궤멸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예상 피해액은 최소 700억 원 이상이다.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의미다.
폭염이 잦아들면서 고수온의 기세도 한풀 꺾였지만 통영을 비롯한 경남 지역 연안 수온이 지금도 폐사 한계인 28도를 넘나들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도 고수온 특보 최고 단계인 ‘경보’를 유지하고 있다.
고수온 특보는 수온이 25도가 되면 예비특보, 28도까지 오르면 주의보, 28도를 넘는 환경이 3일 이상 지속되면 경보로 격상된다.
수과원은 수온 예측과 실시간 관측 정보 분석 후 특보를 변경할 예정이다.
수과원은 “일시적인 소나기성 강우로 수온 상승 경향을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수온 변동성이 큰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