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내수 부진에 경총 "기준금리 인하 필요"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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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이후 소매 판매 최저
누적된 물가 상승 영향준 듯

내수 소비가 21년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내수 소비가 21년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고물가에 올해 상반기 내수 소비가 2003년 ‘카드 대란’ 사태로 지갑이 닫혔던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 기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통계청 데이터를 분석해 9일 공개한 ‘최근 소매 판매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 기준) 증가율은 지난해 대비 2.4% 감소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개인·소비용 상품을 파는 2700개 기업의 판매액을 조사한 결과다. 이 중 불변지수는 물가 상승의 영향을 제거한 값으로, 경제 주체들의 실질적인 재화 소비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증가율이 음의 값이면 실질 소비의 양이 이전보다 감소했다는 뜻이다.

이 지수 증가율은 상반기 기준 2021년 5.5%에서 2022년 1.2%로 떨어진 데 이어 2023년 -0.8%, 올해 -2.4%로 3년 연속 하락했다. 2020년부터 국내 실질 소비는 계속 둔화했다는 의미다. 누적된 세계적인 물가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경총은 봤다.

물가 상승세를 반영한 경상 지수 기준 올해 상반기 소매판매액지수도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 지수는 2021년 8.1%, 2022년 7.1%로 7~8%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2.2%로 쪼그라든 뒤 올해 더욱 축소됐다.

난방기기, 전동 공구 등 기타 내구재(10.3%), 가구(8.7%), 의약품(5.1%), 음식료품(2.2%) 등은 작년 상반기 대비 증가했으나, 승용차(-8.1%), 오락·취미·경기 용품(-5.3%), 침구류, 주방용품 등 기타 준내구재(-3.6%) 등은 감소했다.

5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한 누적 증가율은 담배, 신문, 화장지 등 기타 비내구재(45.2%), 의약품(42.4%), 승용차(31.4%) 등이 높게 나타났다. 이에 비해 신발 및 가방(1.2%), 통신기기 및 컴퓨터(2.6%), 가전제품(3.0%)의 누적 증가율이 낮았다.

특히 화장품(-9.5%)은 마이너스로 나타나 올해 상반기 화장품 소매 판매가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도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 이승용 경제분석팀장은 “최근 호조세를 보이는 수출과 달리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우리 경제 회복을 제약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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