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역사 뒤로하고… 부산공동어시장 철거 시작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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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개장 국내 최대 위판장
30일 노후 유류탱크부터 철거
현대화 사업 추진 12년 만에 첫발
내년 초 본격 공사 2028년 준공
위판 업무 탓 사업 지연 가능성

부산 서구 남부민동 부산공동어시장. 정종회 기자 jjh@ 부산 서구 남부민동 부산공동어시장. 정종회 기자 jjh@

국내 수산물의 30%를 유통하는 최대 산지 위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이 60년 역사를 뒤로하고 마침내 현대화를 위한 첫발을 내디딘다. 현대화 사업 추진 후 12년 만에 유류 탱크 등 낙후한 위판 시설이 철거된다.

부산시는 오는 30일 어시장 현대화 1단계 철거 공사를 시작한다고 27일 밝혔다. 1단계 철거 대상은 어시장 별관 뒤편의 유류 탱크와 본관 우측, 일부 돌제(해안에 설치된 둑) 등 1만 6735㎡며, 내년 2월 철거가 마무리된다. 앞서 내년 3월로 예정된 본 공사를 앞두고 지난달 25일 긴급 입찰을 통해 1단계 철거 업체를 선정했다. 가장 먼저 철거될 유류 탱크는 어선에 필요한 기름을 저장하는 시설이지만, 현재 노후화로 인해 사용하지 않고 있다.

내년 3월 이뤄질 본 공사 준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 건설본부는 지난 25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을 입찰 공고했다. 예상 금액은 약 1783억 9107만 원으로, 서구 남부민동 어시장 부지에 연면적 6만 1971㎡의 지하 1층~지상 5층 건물을 건설하는 내용이다. 단순히 설계안대로 공사하는 일반 입찰과 달리, ‘기술 제안 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공사가 정해진 공사 기간과 비용에 큰 변경이 없는 선에서 창의적인 설계 변경안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시는 다음 달 11일 희망 업체로부터 사전심사 신청서를 받은 뒤, 같은 달 25일 어시장에서 현장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어 내년 2월 시공사를 선정하고 3년 3개월간 공사를 거쳐 2028년 6월 현대화 사업을 마무리한다.

어시장 현대화 착공은 사업 추진 12년 만이다. 1963년 문을 연 어시장은 시설 노후화에 따른 위생 문제로 인해 2012년부터 현대화 사업이 본격 추진됐다. 그러나 예산과 설계 등을 둘러싸고 어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5개 수협, 부산시 등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장기간 표류했다.

착공 이후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현재 수협과 중도매인 측이 공사 기간 대체 위판장 마련을 시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위판 업무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1~3단계로 공사를 나누어 진행한다. 공사가 진행되는 3분의 1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에서 기존 위판 업무를 이어가는 식이다. 위판량이 급증하는 고등어 성수기(그해 10월~이듬해 2월)에는 공사를 자제한다.

그러나 수협과 중도매인 측은 갑작스럽게 어획량이 급증하는 등 변수에 대비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부산 수산업계 관계자는 “바다 환경에 따라 생산량이 들쑥날쑥한 수산물의 특성상 갑작스레 위판량이 크게 늘 수도 있다”면서 “하루 1000t 이상의 수산물을 경매로 거래하는 선사와 중도매인은 공사로 업무에 지장이 생기면 그만큼 손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 수산진흥과 관계자는 “해양수산부, 어시장 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해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을 해소해 나가겠다”면서 “10년 넘게 지역의 숙원 사업이었던 어시장 현대화가 마침내 첫 삽을 뜬다. 현대화를 통해 어시장이 국내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수산물 유통 허브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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