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 여사 특검법' 침묵에 여권 시끌... 민주당 재표결 연기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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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략적 모호성' 유지
의총서 "이런 식이면 다 죽는다" "공멸" 비판
"당직자 뭐 하나" 신지호·정성국 등 겨냥 중진 비판도
친한계, 거듭 특검법·당게 연계설 일축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운데)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특검법 찬성도 반대도 아닌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모호한 입장을 두고 당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식의 당 분열은 공멸"이라는 날 선 지적 속, 친한(친한동훈)계는 김 여사 특검법과 '당원 게시판 논란' 연계설에 선을 긋고 있다.
지난 2일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한 대표의 '전략적 모호성'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 복수 참석자에 따르면, 한 의원은 "이런 식으로 분열되면 다 죽는다"고 말했고, 다른 의원은 "한 대표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건 공멸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은 당직자들이 전략 수립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며 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과 정성국 조직부총장을 겨냥한 듯한 지적을 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당 지도부가 리더십을 발휘해 대야 투쟁을 주도해야 함에도 (내부 갈등으로) 따로 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당 지도부 주요 당직자의 선수가 낮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남권 한 의원은 "이래서 당이 제대로 돌아가겠냐"고 비판했다. 다른 의원은 "지금 국민의힘이 어느 때보다 단합해야 할 때인데 뭉치긴커녕 날 세우기만 바쁘다"며 한 대표의 리더십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같은 비판은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촉발된 계파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장외에서는 친한계와 친윤(친윤석열)계 간 신경전이 이어졌다.
신 부총장은 CBS 라디오에서 "지난 의원총회에서 추경호 원내대표가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두고 '냉각기를 갖자'고 자제령을 내렸다"며 "일종의 휴전 제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친윤으로 분류되는 원내대표의 냉각기 제안은 (친윤계의 움직임이)실패한 프로젝트라는 게 사실이라는 뜻"이라며 "발언을 자제하자 하는 것은 문제를 제기한 쪽(친윤계)을 향해서 얘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친윤계인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한 대표는)자기 가족 문제를 외면하면서 무슨 자격으로 남들에게 개혁을 주문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장동혁 수석최고위원은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친한계 기류 변화 가능성에 대해 "지금 명태균에 대해 검찰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고 여당 당사까지 압수수색 했다"며 "특검의 거의 90% 가까운 명태균 씨 의혹에 대한 창원지검 수사가 잘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재표결 시까지 수사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 특검법과 당게 연계설을 거듭 부인한 것이다. 이에 진행자가 "기류 변화설은 당원 게시판 논란과 공방이 작동한 결과라고 한다. 그럼 당원 게시판 논란이 정리가 된 거냐"고 하자 장 최고는 "추경호 원내대표도 '더 문제를 키우지 말고 냉각기를 갖자'고 했다"며 "지금은 논란이 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고 이것을 가지고 특검의 재표결과 연결시키는 것도 맞지 않다"고 친한계가 당게 논란에 따른 반발로 기류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건 잘못된 분석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이 오는 10일 국회 본회의로 예정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재표결 시점 연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내분을 극대화해 '이탈 표'를 최대한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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