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에 상장사 ‘목표 주가’도 상향 조정
상장사 10곳 중 8곳꼴로 목표주가 상향 조정
최대 폭 상향 조정, 효성중공업…114% 상향
코스피가 사상 처음 3,500선을 돌파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3.549.21로 마감한 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3분기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면서 증권사들의 ‘목표 주가’도 상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상장사 10곳 중 8곳꼴로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됐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목표주가를 제시한 270개 종목 중 지난 6월 말 대비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된 종목은 224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의 83%에 달하는 수준이다.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된 종목은 44개(16%)에 그쳤다. 나머지 2곳은 이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목표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된 종목은 전력기기 업체 효성중공업으로 나타났다. 평균 목표주가는 지난 6월 말 70만 1667원에서 지난달 말 150만 2308원으로 114% 상향됐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신재생에너지 전환으로 미국과 유럽의 초고압 전력망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해외 수주 확대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 영향이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효성중공업에 대해 “초고압 변압기에서 차단기, 패키지로 수주가 확대된 가운데 글로벌 경쟁력이 확인됐다”며 “특히 미국에서 장거리 송전 효율화를 위해 송전망 건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회사는 초고압 차단기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대규모 수주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장품 기업 에이피알 목표주가도 3분기 들어 13만 9750원에서 27만 6316원으로 98% 높아져 두 번째로 상향 조정폭이 컸다. 미국 수출 호조로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3위는 건설장비 기업 HD현대인프라코어로, 유럽의 인프라 투자 및 신흥국의 광산 개발 확대 기대에 목표주가가 1만 233원에서 1만 7913원으로 75% 상향됐다. 뒤이어 티엘비(68.6%), 카카오페이(67.6%), HD현대마린엔진(66.6%), 파라다이스(66.2%), 파마리서치(65.6%), 풍산(63.5%) 등 순으로 상향 폭이 컸다.
반면 3분기 들어 평균 목표주가가 가장 많이 내려간 종목은 이차전지 기업 더블유씨피로, 목표주가는 6월 말 1만 3750원에서 지난달 말 8667원으로 37% 하향 조정됐다. 전기차 판매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보조금) 폐지로 실적 회복이 지연된 영향이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더블유씨피는 주요 고객인 삼성SDI의 유럽·북미 배터리 판매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4분기 미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전기차 판매 둔화가 예상된다”며 “흑자 전환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한 구간”이라고 지적했다.
목표주가가 두 번째로 많이 하향된 종목은 메디톡스로, 목표주가는 공장 가동률 감소에 따른 수익성 저하 우려로 지난 6월 말 21만 5000원에서 지난달 16만 원으로 26% 내렸다. 3위와 4위는 티앤엘과 클리오로, 목표주가가 각각 22%, 21% 하향됐다. 뒤이어 시프트업(-20.0%), 세아제강(-19.6%), 한온시스템(-18.1%), LG생활건강(-17.0%), 펄어비스(-15.9%) 등 순으로 하향 조정폭이 컸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