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안주면 어떡하나?…노벨평화상 발표 앞두고 노르웨이 긴장
가자지구 전쟁 1단계 휴전 합의 이끌어
트럼프 “오바마는 나라 망쳤는데 수상”
차남도 아버지가 노벨평화상 받을 자격”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전쟁 1단계 휴전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고, 이에 노르웨이가 긴장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노르웨이 노벨 연구소 밖의 알프레드 노벨 흉상.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전쟁 1단계 휴전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고, 이에 노르웨이가 긴장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선정하기 때문이다. 노벨평화상은 우리시간으로 10일 오후 7시께 발표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노벨평화상을 받았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우리나라를 망치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들은 상을 줬다”고 말하는 등 노벨상 수상에 대한 의지를 간접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는 8일 저녁 엑스 팔로워들에게 “아버지가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리트윗해달라”고 요청했다. 백악관 공식 엑스 계정도 트럼프 대통령 사진을 게시하며 그를 평화 대통령이라고 칭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같은 압박으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트럼프 대통령을 외면할 경우 외교·경제적 파장을 우려하는 관측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미 노벨평화상은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지난 6일 이미 결정됐다고 밝혔다.
또 중동 평화 협상 문제는 내년 수상자 선정 시에만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는 이미 1월 31일 마감됐는 것이다. 물리적으로 갑작스럽게 새로운 수상자를 정하긴 어렵다는 뜻이다.
노르웨이 정부는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불발이 자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현재 미국과 무역협상 중이며, 미국으로의 수출품에 부과되는 15% 관세를 더 내려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세실리에 뮈르세트 통상장관은 이번 주 워싱턴에서 미국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노르웨이의 또 다른 우려는 2조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다. 이 펀드의 투자 자산 중 약 40%가 미국에 집중됐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 펀드를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주장하며 노벨상에 집착했다.
또 올해 취임후 전 세계에서 7개 전쟁이 자신의 평화 중재로 종식됐다고 주장하면서 노벨평화상 수상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