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로 변신한 김우빈 “인간에게 정말 중요한 건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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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 출연
선과 악 오가는 요술 램프 정령 ‘지니’ 역
시그니처 동작 직접 만들어 연기에 활용
“아랍어 대사 한 마디당 천 번씩 들었다”
투병 이후 삶의 목표 달라져 ‘건강’ 중요

배우 김우빈이 새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에서 램프의 정령 지니를 연기했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 김우빈이 새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에서 램프의 정령 지니를 연기했다. 넷플릭스 제공

“인간은 어떻게 태어났는지보다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배우 김우빈이 요술 램프의 정령 ‘지니’로 변신했다. 새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에서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알라딘’ 이야기 속 램프 요정에서 새로운 상상력을 풀어낸 이 작품은 인간의 욕망과 본성을 다룬 이야기로 탄생했다.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우빈은 “지니는 인간의 욕망을 시험하는 존재라 복합적인 감정이 많았다”며 “선과 악의 경계를 어떻게 설득력 있게 표현할지가 가장 큰 숙제였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천 년 만에 깨어난 램프의 정령 지니가 감정이 결여된 가영을 만나 세 가지 소원을 두고 벌이는 일을 그린다. 김우빈은 인간의 소원을 들어주며 타락을 시험하는 초월적 존재인 ‘지니’를 연기했다. 그는 이번 작품의 뿌리엔 ‘인간의 본성에 대한 탐구’가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인간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며 “‘선하다’ 혹은 ‘악하다’로 구분하기보다 결국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그 사람을 결정짓는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지니의 시그니처 동작은 김우빈의 손끝에서 만들어졌다. 극 중 ‘죽은 사람은 못 살려, 미래로는 못 가, 그 외에는 그대의 소원으로 다 이루어질지니’라는 대사와 함께 황금빛 가루를 흩뿌리는 손동작이다. 김우빈은 “지니는 인간과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리듬과 말투, 리액션까지 인간과 달리 가져가고 싶었다”며 “인간에게는 낯설지만 지니에겐 자연스러운 동작, 그 괴리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외형적으로도 단발과 장발을 오가며 자유로운 형태를 시도했단다. “지니는 예전엔 뾰족하고 각이 있었을 것 같았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예전보다 마음이 많이 편해졌을 것 같았죠. 의상 색감이나 실루엣 같은 것들에 그런 점을 신경써서 담으려고 했어요.”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촬영 과정이 쉽진 않았다. 그는 “아랍어 대사가 52마디였는데, 한 마디당 천 번 정도 들었다. 결국 5만 2000번은 들은 셈”이라고 말했다. 김우빈은 “익숙하지 않은 언어라 돌아서면 까먹었다”면서 “운전할 때도, 쉴 때도 계속 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완성본을 보니 한 10마디 정도 편집 됐는데 그게 그렇게 아쉽더라”고 웃었다. 두바이 현지 촬영은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두바이처럼 보이지만 한국에서 찍은 장면도 많아요. 현지 스태프와 함께하니 색다르고 재밌었죠. 특별출연하신 송혜교 배우가 두바이까지 와줘서 정말 고맙고 놀랐어요.”

이번 작품은 김은숙 작가와의 세 번째 인연이다. ‘신사의 품격’(2012), ‘상속자들’(2013) 이후 12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김우빈은 “처음 대본을 보고 너무 좋아서 출연을 결정했다”며 “김은숙 작가 특유의 유머와 인간의 욕망에 대한 메시지가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본을 읽을수록 결이 살아 있었고, 한 장면 한 장면이 아깝게 느껴질 정도였다”고 했다. “김 작가님이 ‘네가 왜 이 장면을 쓰는지 알고 연기하는 것 같다’는 말을 해줬어요. 지금까지도 가장 큰 격려로 남아 있어요.”

김우빈은 지난 2017년 비인두암 진단을 받고 약 2년 반의 공백기를 가진 끝에 복귀했다. 투병 이후 그는 삶의 목표와 가치관이 달라졌다고 했다. “예전에는 늘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살았어요. 지금은 오늘을 위해 오늘을 삽니다. 하루하루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잘 살아가는 게 전부예요. 저의 제일 큰 소원은 건강이에요. 저를 포함해 아는 모든 사람이 100세까지 건강하게 사는 것, 그게 제가 바라는 진짜 행복입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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