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판 펴 놓자 '블록버스터'가 '덩실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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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등 한국형 대작 발표 잇따라

올 부산국제영화제(PIFF) 기간 중 해운대의 밤은 유난히 밝았다. 하반기 개봉을 앞둔 한국형 대작 영화들의 연이은 제작보고회가 열렸는데,'맛보기 필름' 상영과 톱스타들의 무대인사 등을 통한 치열한 홍보전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졸지에 PIFF가 화려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대작들의 행보는 주류 영화계에서 소외됐고 상영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예술,작가주의 영화들의 잔치마당인 영화제 본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비난도 동시에 받고 있다.

이번 영화제에서 개봉을 앞둔 소위 기대작들의 행보는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지난 8일 전지현 정우성 이성재 주연의 삼각 사랑이야기 영화 '데이지'가 첫 포문을 열었다. 1천여 명의 국내외 영화관계자,언론사 기자들이 참여한 '데이지의 밤' 행사에서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최초로 공개됐고 제작과정에 얽힌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소위 '연말 3파전'을 펼칠 '야수','태풍','청연'도 팔을 걷고 나섰다. 10일 열린 '야수의 밤'에는 연출을 맡은 김성수 감독과 권상우 유지태 손병호 등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심었다. 예고편과 촬영현장을 담은 메이킹 필름이 공개돼 배우들의 실감나는 액션 등 영화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바통을 이어받은 작품은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장동건 이정재가 주연을 맡은 '태풍'. 11일 열린 '태풍의 밤'에는 15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해양액션 블록버스터인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 영상이 5분간의 상영됐는데 주연 배우의 살기 넘치는 모습이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12일 밤에는 '청연'과 '소년,천국에 가다',두 편의 행사가 이어졌다. 먼저 '청연의 밤'에는 장진영 김주혁 등 한국배우뿐만 아니라 유민 나카무라 등 영화에 출연했던 일본배우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또 1930년대 당시 복장을 한 패션쇼도 펼쳐져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영화제 기간 중 한국 영화로는 해운대의 마지막 밤을 밝힌 '소년,…'은 극중 배경인 카바레를 연상케하는 장식으로 행사장 분위기를 잡았고 주연 배우 염정아가 영화 속에서 부른 것처럼 '누구라도 그러하듯이'를 직접 열창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같은 한국영화 기대작들의 화려한 행보는 무엇보다 개봉을 앞두고 흥행고지를 선점하려는 전략 때문이다. 여기에 PIFF 기간 중 국내외 영화계 관계자들이 대거 몰리는 점을 감안,해외 판매를 위한 사전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바람에 PIFF에 참석하기 어려운 유명 감독과 배우들을 부산으로 불러들이는 예기치 않은 효과도 얻어냈다.

그러나 행사 대부분이 비슷한 형식인 데다 적게는 2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까지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쏟아부어 낭비적 요소가 많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나아가 일부 언론은 행사에 참석한 톱스타들만 지나치게 부각해 영화제 고유의 의미를 차단시킨다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PIFF가 어떤 해법을 들고 나올 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김호일기자 tokm@ 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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