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눈돌려 취업난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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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정승준·경성대 장도훈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 기업인 '익스페리엔시아'에 나란히 인턴사원으로 채용된 장도훈(왼쪽) 씨와 정승준 씨.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돼 부산의 디자인 학도들에게 밝은 미래를 전해주고 싶습니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대학 졸업반. 정승준(27·인제대 시각디자인과) 씨와 장도훈(29·경성대 제품인트렉션디자인과) 씨는 표면적인 조건만 보면 분명 취업난의 무거운 짐을 이고 있을 청년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10년 뒤 세계 디자인계의 중심에 서 있을 밝은 미래를 꿈꾸고 있다.

세계적인 디자인컨설팅 기업
인턴사원으로 뽑혀 출국
6개월 프로젝트 완수하면
정직원 채용 가능성 '벅찬 꿈'


이 부산의 '피끓는' 두 디자인 학도들은 더 큰 꿈과 미래를 위해 세계로의 첫 발을 내딛고 있다. 이들은 나란히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 기업인 '익스페리엔시아'의 인턴사원으로 채용돼 정 씨는 지난 24일 이탈리아에 있는 익스페리엔시아 토리노 지사로 떠났다. 장 씨는 오는 6월 2일 이탈리아로 향한다. 정 씨가 떠나기 직전 이들을 만나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각오와 그들의 꿈을 들어봤다.

이들은 이탈리아에서의 6개월 인턴과정 동안 맡은 프로젝트를 잘 완수하면 정직원으로 채용된다. 이역만리 세계적 디자인 기업의 실무현장에서 고군분투해야 하는 험난한 여정이지만 가슴은 벅차오른다.

'얼마나 대단한 기업이기에…'라는 생각이 문득 스쳐갈 찰나에 정 씨가 이를 눈치챈 듯 "극도의 보안 속에서 제품 디자인 개발을 진행하기로 유명한 삼성과 무려 11개의 프로젝트를 현재 진행하고 있고, 버진이나 노키아 같은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과도 협업을 하고 있을 정도로 디자인 업계에서는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익스페리엔시아는 제품 디자인, 인터렉티브 디자인 등 다양한 디자인 분야에 걸쳐 사용자가 제품의 기능과 서비스를 즐길수 있도록 디자인을 개발해주는 세계적 디자인컨설팅기업. 이런 회사에 인턴으로 취업하기도 쉽지 않았을 법한테 지난해 11월에 열린 부산디자인위크 때 부산을 찾은 엑스페리엔시아 공동창업자 마크 벤더비큰 씨는 두 젊은 디자인 학도들의 열정과 발전가능성을 한눈에 알아봤다. 여기에 부산디자인센터의 적극적인 해외 인력수출 전략도 한몫했다. 부산디자인센터 김재명 원장과 박재현 교육정보팀장, 교수진들은 부산디자인센터의 디자인 인재양성 교육과정인 코리아디자인멤버십(KDM)을 수료한 우수인재라는 점을 누차 강조하며 두 청년이 인턴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두 청년의 각고의 노력이 없었다면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니었다. 상아탑의 지식을 실무에서 곧바로 적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마련. 2년간의 KDM 기간 중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따라가야 했고, 학기 중에는 수업을 마치고 부산디자인센터 내 KDM 작업공간에서 밤을 새우거나 하루 두세 시간만 자고 등교한 일도 잦았다. 주말에도 작업공간에 틀어박혀 실습했다.

이력서, 디자인 개발물, 포트폴리오 등을 이메일로 보내는 등 까다로운 심사 끝에 인턴으로 채용된 정 씨와 장 씨는 각각 헬싱키에 건립되는 건축물의 내부 디자인 프로젝트와 올 하반기 시각디자인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

기대가 큰 만큼 부담도 없진 않다. 부산의 디자인 학도들이 부산디자인센터의 교육과정 등을 통해 해외 전시회에 초청을 받거나 iF 등 세계적인 디자인 공모전에 출품해 좋은 성과를 낸 경우도 있었지만 세계적인 디자인 기업에 취업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야심찬 두 청년의 장래목표를 물었다. 정 씨는 "사람의 감정과 경험을 연구해 이를 디자인에 입히는 인터렉티브 디자인의 세계적 리더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장 씨는 "사용자 중심의 친절한 디자인을 모토로 삼고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두 청년의 목표는 모두 세계적인 디자인의 주요 가치인 '사람 중심의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묘하게 닮아 있었다. 글·사진=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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