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 권하는 사회, 방사선 권하는 사회]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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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고 또 찍고 '의료 방사선'이 무섭다

직장인 김영민(50) 씨는 올 초 가슴 통증으로 흉부 CT를 찍었다. 최근엔 온몸이 쑤시고 아파 PET-CT(양전자방출 전산화단층촬영)로 전신을 촬영했다. 올해 김 씨가 두 번의 검사로 피폭된 방사선량은 약 23mSv(밀리시버트). 이는 일반인 법적 기준인 연간 방사선 피폭량(1mSv 이하)의 23배 가까이 초과한 양이다.

최근 '원전 인근 주민의 암 발병이 원전과 상관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방사선의 위험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환자가 질병 진단 과정에서 노출되는 의료 방사선 피폭은 여전히 관심 밖이다. 오히려 의료 방사선에 과다 노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부산 지난해 33만 명 촬영
10명 중 4명이 '중복'
연간 33회 반복 환자도
피폭량 초과 '위험 수위'
병원 CT 공유 회피도 한몫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부산지원이 부산·울산·경남의 CT 촬영 현황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CT 촬영 환자 수는 부산 33만 5천571명, 울산 8만 9천609명, 경남 26만 7천985명으로 지난 3년간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부·울·경 환자당 연간 평균 촬영횟수 역시 각각 1.54회, 1.43회, 1.4회로 2011년(각각 1.49회, 1.38회, 1.36회)에 비해 늘었다.

부산의 경우 지난해 CT 촬영 횟수는 총 48만 4천95건으로 10명 중 4명 이상은 CT를 중복 촬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부산에서 연간 3회 이상 CT를 찍은 환자 수는 3만 6천287명이며, 5회 이상은 1만 2천309명에 달한다. 울산은 5회 이상 촬영 환자 수가 2천145명이며, 경남은 5천842명으로 집계됐다.

부산의 한 환자는 지난해 1년간 가슴과 머리, 복부 등에 대한 CT 촬영이 무려 33회나 돼 노출된 방사선량만 일반 CT 기준으로 94mSv에 달했다. 이는 방사선 관련 종사자의 법적 기준인 연간 방사선 피폭량(연간 50mSv)을 배 가까이 넘어서는 엄청난 양의 방사선이다.

CT 촬영이 빈번한 것은 건강검진이 대중화된 가운데 수익을 고려한 병원들이 고가의 종합검진 상품에 CT 등 고가장비를 대거 포함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계의 성능이나 판독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병원들 간 CT 촬영자료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는 것도 CT 촬영 남발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의사의 경험에 의존하는 진단보다는 과학적인 진단을 더 신뢰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한몫했다.

문제는 과도한 의료 방사선은 암의 원인이 될 우려가 있다는 점. CT 검사 등에 24.52mSv의 방사선에 피폭됐다면 평생 암 발병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인구 10만 명을 기준으로 남자는 220.8명, 여자가 335.6명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이윤근 소장은 "항암 치료 등에는 의료 방사선이 필요하지만, 건강검진 등 질병을 진단하는 단계에서부터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CT(computed tomography, 전산화단층촬영): X선 발생장치가 있는 원형의 큰 기계에 들어가 심장이나 간, 가슴, 복부 등 장기에 대한 정밀 검사 때 주로 쓰인다. 방사선량이 많아 부위에 따라 많게는 10mSv에 달하는 방사선에 노출된다.



■mSv(밀리시버트): 방사선이 방출한 에너지를 인체가 흡수한 정도를 표시한 단위. 유효선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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