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복당 파동에 날아가버린 신공항 회의
새누리당 김희옥(가운데) 비대위원장과 정진석(왼쪽)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박희만 기자 phman@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를 최종 조율하기 위한 고위 당·정·청 회의가 하루 전에 전격 취소됐다.
정부와 청와대, 새누리당은 17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20대 국회 첫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어 24일께 발표 예정인 신공항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었다.
무소속 4명 일괄 당적 회복
새누리, 원내 1당으로
비대위원장, 다수결 결정 반발
당정청 회의 하루 전 취소
부산, 민심 전달 기회 놓쳐
이 자리에는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가, 정부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청와대에서도 이원종 비서실장,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김재원 정무수석, 강석훈 경제수석 등이 참석키로 했다.
최근 청와대와 새누리당 고위 인사들의 교체와 논의 주제(신공항)의 중요성 등을 감안해 당정청 주요 멤버들이 전부 참석키로 했다.
그러나 당정청의 사실상 최고 멤버인 새누리당 김희옥 비대위원장이 회의 불참을 선언하면서 16일 오후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이날 새누리당 비대위가 무소속 의원 전원 복당을 결정한 게 화근이 됐다. 이날 비대위에서 김 위원장은 "무소속 복당 문제는 다수결로 결정할 일이 아니다"고 분명히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도 나머지 위원들이 다수결로 무소속 복당을 밀어붙였다. 친박(친박근혜)계 김태흠 사무1부총장은 "일부 비대위원들이 김 위원장을 협박하듯 압박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번 결정으로 이미 복당 신청을 해놓은 강길부·유승민·안상수·윤상현 의원 등 무소속 4명은 곧바로 새누리당 당적을 회복했다. 새누리당 의석도 122석에서 126석으로 늘어났고, 더불어민주당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원내 제1당이 됐다. 무소속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도 "지역 지지자들과 주민의 의견을 묻는 절차를 거쳐 다음주 중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친박계 의원들은 "비대위 쿠데타"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김 위원장은 "이런 식으로는 비대위원장을 할 수 없다"며 강경 입장으로 돌아섰다.
부산 입장에서는 이번 당정청 회의 취소가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이날 회의 멤버인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가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가덕신공항'의 당위성과 부산의 민심을 생생하게 전달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김 수석은 서병수 부산시장과 박인호 가덕신공항추진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상임대표는 물론 여러명의 지역 유력인사와 직·간접 접촉을 갖고 당정청 회의서 발표할 내용을 치밀하게 준비해왔다. 심지어 같은 원내지도부 일원인 TK(대구·경북) 출신인 김광림 정책위의장과의 일전도 불가하겠다는 자세였다.
김 원내수석은 "정부와 청와대에 부산의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할 기회를 놓쳐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모든 채널을 동원해 가덕신공항의 당위성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