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스프링캠프를 가다] 2군 투수 윤성빈·박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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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1군 선배님들 긴장하세요" 대만에서 칼 가는 퓨처스 투수 2인방

롯데 투수 윤성빈(왼쪽)과 박한길이 25일 대만 가오슝 2군 스프링캠프에서 1군 진입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가오슝 난즈(대만)=강선배 기자 ksun@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 스프링캠프에서 기초 훈련을 마친 롯데 자이언츠 1군이 마지막 담금질을 위해 지난 23일(한국 시간)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다.

이들을 뒤로한 채 본보 취재진은 이날 발길을 돌려 대만 가오슝으로 향했다. 롯데 2군 퓨처스 선수단이 스프링캠프를 차린 곳이다. 호시탐탐 1군 진입의 기회를 노리는 아우들의 눈매가 가오슝의 햇살만큼이나 뜨거웠다. 

롯데 투수 윤성빈(왼쪽)과 박한길이 25일 대만 가오슝 2군 스프링캠프에서 1군 진입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가오슝 난즈(대만)=강선배 기자 ksun@


MLB 러브콜 받은 유망주
폼 바꾸고 에이스 진화 중

■롯데의 차세대 에이스 윤성빈


대만 가오슝 난즈 스프링캠프 자원 중 롯데 팬들의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선수는 막내 투수 윤성빈(19)이다. 부산고 에이스였던 윤성빈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 무대를 평정한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가 주 무기다.

윤성빈의 매력은 압도적인 피지컬이다. 공식 프로필상으로도 195㎝, 95㎏이다. 큰 키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 옆으로 던지던 '스리쿼터' 투구 폼을 팔이 위에서 나오는 '오버핸드 스로'로 교정했다.

지난 25일 대만 가오슝 난즈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윤성빈은 "이제는 키가 좀 그만 컸으면 좋겠다. 그래도 말랐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 식사량도 늘리고 있다. 이번 겨울 목표는 체중 100㎏을 넘기는 것"이라며 밝게 말했다.

윤성빈은 고교 시절부터 메이저리그 러브콜을 받던 특급 유망주였다. 그러나 그는 프로 무대에서 확실한 한걸음을 내딛기 위해 국내행을 결심했다. 그는 "당장 고등학교 타자도 제 공을 받아치는데 미국에 간다고 해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 않느냐"며 "좋은 조건으로 나를 선택해 준 롯데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윤성빈을 그라운드에서 만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투구 폼 교정으로 어깨에 통증이 있어 조심스럽게 재활 중이기 때문이다. 윤성빈은 "부상이 완쾌돼 선배들과 붙어 보고 싶은데 많이 갑갑하다"며 "하루라도 빨리 사직구장 마운드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를 해 달라"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1군 불펜 입성 0순위 박한길

묵직한 직구 보유한 기대주
변화구 다듬어 사직行 채비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2군에 150㎞를 던지는 재미있는 투수가 있다'고 말해 장안의 화제가 됐던 선수가 있다. 그러나 그 '재미있는 투수'는 꿈을 한화에서 펼치지 못하고 심수창의 보상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가오슝에서 제구를 가다듬고 있는 박한길(24)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1군에 종종 얼굴은 비쳤지만 무릎 부상의 여파로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당당한 체구에서 나오는 묵직한 직구는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롯데 조원우 감독 역시 2군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투수로 박한길을 꼽았다. 

대만에서 현재 박한길은 타자를 세워놓고 던지는 라이브 피칭을 마치고 연습경기 등판을 앞두고 있다. 그는 "몸 상태는 80~90%까지 올라왔지만 다시 탈이 날까 싶어 구속은 체크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한길은 부산 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계기도 특이하지만 등번호도 유명한 '괴짜 투수'다. 박한길의 등번호는 100번이다. 그는 "감독님은 이용훈 코치의 99번을 뺏으라고 하시는데 두 자릿수는 뭔가 꽉 차는 느낌이 없어 100번을 달았다"며 "프로도 자기를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차고 독특한 성격 덕에 이적 후에도 큰 스트레스 없이 팀에 녹아들고 있다는 그는 "올해는 변화구를 완성해서 어떻게든 불펜에서 내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가오슝 난즈(대만)=권상국 기자

ksk@busan.com

유튜브 주소 - https://youtu.be/0IkYivZKBZw

영상제작 - 김강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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