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식 방파제와 해안 완충지대로 '허리케인 재앙' 재발 막는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012년 허리케인에 쑥대밭이 됐던 브리지포인트(위)와 최근 모습(아래). 이승훈 기자

"한 달 넘게 이웃의 비명이 귀에서 맴돌았습니다."

16일 오후 미국 뉴욕주 브리지포인트 마을에서 만난 NYPD(뉴욕경찰국) 하트(50) 씨는 2012년 10월 이곳을 뒤덮은 허리케인 '샌디'를 생생히 기억한다. 당시 브리지포인트에서만 300여 채의 집이 통째로 날아가고,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다행히 지금은 마을 재건축이 95%가량 완료된 상태다. 샌디는 미국 전체 100여 명의 사망자를 내고, 860만 가구에 정전 피해를 일으킨 초대형 허리케인이다.

2012년 '샌디' 상처 이겨낸
뉴욕주 브리지포인트 마을


뉴욕·뉴저지주 일대를 쑥대밭 만든 샌디를 두고 '예고된 재앙'이라는 말이 나왔다. 해안 난개발과 취약한 방재로 인해 대규모 폭풍해일 피해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 2009년 미국토목공학회 등에선 연방정부와 뉴욕시 담당자 등에게 폭풍해일 시뮬레이션 자료를 제공하며, 방파제나 수문 등 대비책 마련을 주문해 왔었다. 당시 예산 부족을 이유로 보류됐으나, 이로 인해 65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재산피해가 발생하는 결과를 낳았다.

현재 뉴욕시와 미국 연방재난관리청 등에서는 뉴저지주 신디훅~락어웨이 반도에 8㎞ 길이의 이동식 방파제 건설 등을 추진 중이다. 더불어 해안과 인접한 일부 주택을 국가가 사들여 완충지대로 전환시키는 등 종합적인 방재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모니터링, 복구 대책에 힘을 쏟았다면 이제는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뉴욕시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해수면 상승에 따라 강해지는 허리케인을 대비하기 위한 예보 능력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뉴저지주=이승훈 기자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