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지원 끊긴 이주홍문학관에 제주서 날아온 ‘메세나’ 선물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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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홍문학재단과 라온건설이 20일 부산 동래구 온천동 이주홍문학관에서 양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후원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정종회 기자 jjh@ 이주홍문학재단과 라온건설이 20일 부산 동래구 온천동 이주홍문학관에서 양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후원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시가 지역의 주요 문학관들에 도서관 지원금 지급을 올해부터 중단해 이들 문학관의 운영난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본보 1월 24일 자 21면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한 건설사가 이주홍문학관을 위한 메세나(Mecenat·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활동)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단비 같은 지원이 이뤄지면서 고사 위기에 처한 이 문학관의 운영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도에 본사를 둔 라온건설㈜은 ㈔이주홍문학재단과 20일 오후 2시 부산 동래구 온천동 이주홍문학관에서 문학계 발전과 문화교류 활성화를 위한 기부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라온건설 권도영 이사와 이주홍문화재단 류청로 이사장 등 양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라온건설, 3년간 후원 협약

운영난 지역문학관에 ‘단비’

손 대표 “문학도에 디딤돌 되길”

이번 협약에 따라 라온건설은 이주홍문학재단이 개최하는 문학축전과 특별 프로그램을 비롯해 문학관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라온건설은 이달부터 오는 2022년 1월까지 3년간 매달 200만 원씩, 총 7200만 원의 후원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주홍문학재단은 아동문학가 이주홍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이주홍문학관을 2002년부터 운영해 오며 매년 △이주홍 문학축전 △이주홍 아동문학상 △이주홍 문학기행 △이주홍 학생백일장 등의 행사를 꾸준히 열고 있다.

라온건설 손효영 대표는 “부산 지역 문학관들이 부산시의 지원금 중단으로 운영난에 처했다는 <부산일보> 보도를 접하고 문학관 메세나 사업을 결심했다”며 “이번 협약이 문학인들의 교류 장을 더욱 활성화하고, 문학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디딤돌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온건설은 1986년 경남 마산에서 설립됐으며 현재 제주도에 본사가 있다. 설립지가 경남 마산인만큼 ㈔한국작가회의 경남지회가 주최하는 경남청소년문학대상도 매년 후원하는 등 지역 메세나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주홍문화재단 류청로 이사장은 “시의 갑작스러운 지원 중단으로 문학관 운영이 막막했는데 라온건설의 지원으로 더 나은 프로그램 운영과 시설 보완을 할 수 있게 돼 감사드린다”며 “부산뿐 아니라 전국의 많은 아동문학을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호흡하고 교류하는 문학관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시는 사립공공도서관 운영 지침에 의해 문학관에 딸린 도서관들이 도서 대출 미흡 등으로 지원 기준에 어긋난다며 지난달 이주홍문학관 요산문학관 추리문학관에 도서관 지원금 중단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이들 문학관은 2000만~4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운영난에 직면하게 됐다.

김상훈 기자 neato@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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