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초 영상부터 5분 1초 단편까지…‘051영화제’에 담은 내가 꿈꾼 복지
‘우리가 소통…’ 등 13편 수상
부산 시민 등이 사회복지 관련 영화와 스토리를 만들어 참여하는 ‘051영화제’ 시상식이 영화의전당에서 열렸다. 올해는 기존 51초 영화뿐만 아니라 스토리 공모가 추가됐고, 5분 1초 단편영화까지 별도로 제작되면서 예년보다 내용이 한층 다양해졌다.
부산시사회복지협의회, 부산일보, 부산시가 공동 개최한 ‘제5회 051영화제 시상식·시사회’가 30일 오후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렸다. 이번 영화제는 시민이 촬영하고 편집한 51초 영상과 시민들이 꿈꾸는 복지 스토리를 함께 접수했다. 참가자들은 ‘당신의 삶에도 있나요, 복지?’, ‘복지가 너에게 닿기를’ 등의 주제로 영상과 스토리를 출품했다.
올해 접수된 작품 73편 중 수상작은 13편이 선정됐다. 51초 영상 부문에서 ‘우리가 소통하는 방법(우리들의 이야기)’이 051영화상, ‘수묵화(탐솔영화제작소)’와 ‘벽(뜨함)’이 우수상을 받았다. ‘복지는 빛이다(복지는 빛이다)’와 ‘하루(다ONE)’는 장려상, ‘부산의 복지란 오케이다!(PRO)’는 특별상에 선정됐다.
스토리 부문에서는 ‘복지가 너에게 닿기를(유승연)’이 051스토리상, ‘라면이나 끼리묵지(전흥윤)’와 ‘어디에 있어요?(백호진)’가 우수상을 받았다. ‘라인(이효림)’, ‘곰돌이 인형(김예랑)’은 장려상을 받았다.
이날 051스토리상을 받은 유승연 양은 “교과서에 ‘복지란 무엇인가’라는 말이 나온다”며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이라고 말해 좌중을 놀라게 했다. 051영화상을 받은 ‘우리들의 이야기’ 팀에 소속된 방한빈 군은 “저는 중학교 2학년”이라며 “1등을 하니 기분이 좋아졌고 도와주신 선생님들께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산을 넘어 다른 지역 참가자도 올해 051영화제 상을 받았다. 스토리 부문 우수상을 받은 전흥윤 씨는 “인천에서 왔는데 부산‘국제’사회복지영화제에 온 듯 잘 진행돼 놀라우면서 부럽기도 하다”며 “사회복지인들이 시민들과 함께 꿈을 꾸다 보면 현실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올해는 영화 제작 부문 수상작인 ‘마스크를 드립니다(정난주)’와 ‘틈(강유나)’이 5분 1초 단편영화로 만들어졌다. 전문 감독 대신 시민이 대표로 제작을 맡았고, 김재식·김효은·남진우·박세형·박수민 등 예술인 5명이 도움을 줬다.
이날 영화의전당 스크린에는 단편영화 2편을 포함해 51초 영상 부문 수상작 6편이 연이어 상영됐다. 단편영화 ‘마스크를 드립니다’는 이웃과 가족 등에게 마스크를 전하면서 사랑이 순환되는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틈’은 노동과 육아를 동시에 짊어진 어머니가 작은 선의에 어떤 안도감을 받을 수 있는지 느끼게 해주는 내용이다. 이날 스토리 부문 수상작 3편도 별도의 낭독회를 통해 관객들에게 소개됐다.
이날 영화제에서는 시민들이 달달한 복지를 꿈꾸게 만들자는 취지로 ‘달고나’와 ‘솜사탕’을 나눠주기도 했다. 시민들의 바람을 기록한 ‘바람개비’를 들고 뛰노는 아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부산동여중 댄스동아리 ‘레드홀’, 동아대 태권도 시범단, ALT와 WILLA 등이 시상식 전 공연을 펼쳐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051 영화제는 사회복지에 대한 부산 시민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어보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다. 영화제 이름은 부산 지역 번호 ‘051’과 ‘51초 영화제’를 합해서 지어졌다. ‘우리의 복지를 스스로 꿈꿔보자’는 슬로건을 가진 복지 캠페인 ‘2021 자몽(自夢) 프로젝트’의 주요 행사로 올해로 5회째 열린다.
부산시사회복지협의회 오흥숙 회장은 “051영화제는 영화의 도시 부산에서 ‘영화’를 매개로 시민들이 ‘내가 누리고 있는 복지’를 직접 표현하는 영화제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우리 모두의 행복한 삶을 위해 시민 스스로 복지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활발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