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공모주 상장 첫날, 또 ‘증권사 거래시스템’ 일시 먹통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인 카카오페이의 코스피 상장 첫날 일부 증권사 거래시스템이 한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 대형 공모주 상장 첫날 고질적인 증권사 먹통 사태가 또다시 재현되면서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은 실정이다.
3일 상장한 카카오페이는 이날 오전 공모가(9만 원)의 2배인 18만 원에 시초가를 형성하며 장을 시작했다. 상장 전 ‘따상’(공모가 대비 시초가 2배 후 상한가)에 대한 기대감도 컸지만, 시장에 나오자마자 주가는 상한가로 직행하지 못하고 널뛰기를 했다. 장 시작 초반에는 시초가의 27.77%까지 오르며 상한가 턱밑까지 올랐다가도 이내 급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3일 ‘카카오페이’ 매도자 몰리며
개장 직후 20분간 주문 장애
SKIET·카카오뱅크·현대중 등
앞선 대형주 상장 때 사태 재연
장 초반 주가의 변동성이 커지자 매도하려는 투자자가 몰렸고, 일시적으로 D증권사 HTS(홈트레이딩시스템)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선 투자자들의 거래 주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사용자의 경우 접속조차 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오전 9시 직후 발생한 이같은 상황은 20분 정도 지속됐다.
이후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했지만, 그 사이 주가가 요동쳤던 터라 계획대로 매매를 하지 못한 투자자들 사이에선 “시스템 장애로 금전적인 손해를 봤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온라인 상 카카오페이 종목 게시판에서도 같은 시각 “서버가 터진 것 아니냐? 접속이 되지 않는다” “지금 팔아야 하는데 로그인이 안된다” “보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항의성 글이 빗발쳤다.
공모주 상장 첫날 증권사 먹통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대형 공모주의 경우 상장 첫날 주가가 요동치면서 거래가 폭증하는 바람에 증권사 시스템이 순간적으로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태가 종종 벌어졌다. 앞서 SKIET(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카카오뱅크, 현대중공업 등 다수의 대형주가 상장 첫날 때마다 주가가 요동치면서 순간 장애를 겪었다. 그때마다 투자자들의 항의가 이어졌지만, 여전히 완벽하게 증권사들은 고객 민원에 대한 손해배상과 시스템 개선을 진행했지만, 이번 카카오페이에서도 완벽하게 개선되지 못한 모습이다.
특히 카카오페이 상장을 앞두고 서버 장애를 우려한 각 증권사들은 투자자에게 ‘카카오페이 상장일 많은 고객님의 접속이 예상된다’ ‘상장일 당일에 일부 서비스가 제한될 수 있으니 고객님의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예견된 장애이지만 막을 방법이 없다는 의미다.
한편 이날 카카오페이는 시초가(18만 원)보다 1만 3000원(7.22%) 오른 19만 3000원에 장을 마쳤다.
공모가(9만 원) 대비 상승률은 114.44%다. 비록 따상에는 실패했지만 선전했다는 평가다.
종가 기준 카카오페이의 시가총액은 25조 1609억 원.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는 전통 금융대장주였던 KB금융(23조 358억 원, 시총 15위)까지 앞지르고, 포스코(26조 1996억 원)에 이어 코스피 시총 순위 13위에 올랐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