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시설 열악… 동래구는 청년 창업 ‘불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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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래구에 사는 청년사업가들이 창업센터 등 인프라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사업가들은 창업 관련 지원을 받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사까지 고려하는 지경이다.

부산 기초단체 중 청년 인구 5번째
예산 1900만 원·공모 사업 무관심
해운대구 등 비해 예산 10분의 1

2019년 동래구에서 콘텐츠 사업을 시작한 A 씨는 정기적으로 부산진구 서면과 해운대구 센텀시티를 방문한다.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공모 사업이나 사업 트렌드 등 창업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A 씨는 사업 초기부터 동래구에서 창업 관련 커뮤니티를 찾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A 씨는 “동래구는 창업 관련 예산 지원이나 제반 시설이 전무해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은 기반 시설이 잘 갖춰진 해운대구나 서면 쪽에 많이 모이는 경향이 있다”며 “동래구에서 사업을 키우고 싶었지만 관련 예산, 시설 등의 혜택 때문에 이사까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청년 인구가 5번째로 많은 동래구에는 창업지원센터 등 청년들이 창업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곳이 없다. 이는 1~4곳의 창업센터를 운영하는 금정구, 북구, 부산진구 등과 대조적이다. 부산진구는 구청 직영의 창업지원센터 1곳을 포함해 총 4곳에 달한다.

동래구의 창업지원사업 관련 예산도 매우 열악해 1900만 원(구비)에 불과하다. 매년 1억~2억 원가량을 관련 사업에 투입하는 해운대구, 사하구 등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인 셈이다. 청년 인구가 동래구의 3분의 1 수준인 영도구의 경우 동래구의 배 수준인 3700만 원 정도다.

동구청은 올해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 사업’에 선정돼 5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동구청은 사업 선정 과정에서 최형욱 동구청장이 직접 행안부에 사업 내용을 설명하는 등 협업 의지를 보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동래구청은 공모 사업을 신청하려는 단체가 있는데도 해당 사업에 공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청년 사업에 소홀한 것은 비단 동래구만의 문제는 아니다. 청년 인구 비율이 낮은 중구, 서구 등도 청년창업지원센터가 없다. 청년 인구 비중이 낮아 그동안 청년 사업보다 중·장년층을 겨냥한 사업을 더 많이 추진하려는 경향이 만들어 낸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부산시 창업벤처과 관계자는 “그동안 지자체에서 누구를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느냐 하는 관습이 정책으로 드러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동래구청 일자리경제과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청년 일자리나 청년창업지원사업 등이 분산돼 총괄적인 평가와 추진이 어려웠다”면서 “관련 사업 확대를 위해 조직 개편 등을 건의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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