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초라더니… 규정 위반 ‘파란색 스쿨존’ 결국 재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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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거제초등학교 인근 파란색 스쿨존 모습. 암적색으로 재포장 될 예정이다.

부산 최초로 조성된 ‘파란색 스쿨존’이 도로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부산일보 11월 5일 자 2면 등 보도)되면서 구청이 다시 도로를 갈아엎는 촌극이 벌어졌다.

거제초등 일대 다시 암적색으로
연제구, 예산 추가 투입 불가피

23일 연제구청은 “파란색 바닥으로 조성된 부산 연제구 거제초등학교 일대 스쿨존을 이달 내 암적색으로 재포장하는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구청이 예산 6800만 원을 투입해 부산에 첫선을 보인 파란색 스쿨존을 다시 규정에 맞는 색상인 암적색으로 재포장하는 것이다.

올해 8월 연제구청은 보행로 안전 펜스 보강 등 거제초등학교 스쿨존 정비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미끄럼 방지용 포장재를 이용해 스쿨존 바닥을 파란색으로 바꿨다.

그러나 국토부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 지침’과 ‘어린이 보호구역 통합지침’ 등 도로안전시설 규정에 따르면, 미끄럼 방지 포장에는 암적색을 이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스쿨존 일대 도로 전체를 파란색으로 바꾼 연제구청의 아이디어는 규정 위반인 셈이다. 이 때문에 부산경찰청이 16개 구·군에 도로 안전시설 지침 주의 공문을 발송하는 등 소동이 일기도 했다.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연제구청은 거제초등학교 횡단보도 구간 스쿨존부터 다시 암적색으로 돌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나머지 학교 앞 도로 구간은 횡단보도 주변 1차 포장 작업이 끝난 뒤 2차 공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1차 공사는 연제구청의 요청으로 시공업체 측이 무상으로 공사를 약속했으나 2차 공사에는 예산 추가 투입이 불가피하다.

연제구청이 예산을 쏟아 사업을 벌여놓고 규정 위반으로 또다시 공사를 진행하는 촌극을 벌이자 연제구의회는 전형적인 행정력 낭비라며 날을 세웠다. 연제구의회 김형철(국민의힘) 의원은 “스쿨존은 그 어떤 곳보다 안전이 최우선시되어야 하는데, 구청이 도로안전 규정을 위반해 시인성이 떨어지는 파란색으로 스쿨존을 포장한 것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며 “구청의 행정 오류나 마찬가지로 비슷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제구청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사업 진행 과정에서 불찰로 혼란이 생긴 만큼 시민 불편이 없도록 도로를 다시 포장하고 도로 안전 강화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곽진석 기자 kw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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