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비상' 여행·회식 취소… 일상 멈춤에 자영업자 ‘조마조마’
1일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처음 확인되면서 시민들의 생활도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특히 각종 모임이나 여행을 자제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는가 하면 코로나19로 집중 타격을 받았던 자영업자와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또다시 망연자실했다.
식품 대기업에 다니는 이 모(41) 씨는 회사 동료, 친구들과 미리 계획한 연말 모임을 모두 취소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우려가 커지자 회사에서 직원들 간 식사 금지는 물론 사적 모임을 최소화하라는 공식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 씨는 “원래 어제만 하더라도 직장 내 인사 이동에 따른 송별회가 예정돼 있었지만,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뉴스를 보고 모임을 취소했다”고 털어놨다.
직장마다 사적 모임 최소화 지침
송년회·여행 일정 줄줄이 취소
식당가, 이번 주 예약부터 ‘불똥’
여행사, 10일 격리 지침 ‘발 동동’
학부모, 전면 등교 중단 여부 촉각
연말 여행 계획을 취소하거나 미루는 시민도 적지 않다. 최근 결혼한 시민 김형민(32) 씨는 이달 말 양가 가족과 함께 강원도로 여행을 갈 계획이었다. 약 6개월 전부터 준비한 여행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여행을 미뤘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 위험 때문이다. 김 씨는 “이번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아 여행을 취소했다”며 “코로나19 확진자는 확진자대로 늘고 변이 바이러스까지 겹쳐 불안감이 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또다시 악몽이 시작됐다”고 한숨을 내뱉는다. 연말 회식이 줄줄이 취소되고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식당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사적 모임 규모 축소나 식당·카페 미접종자 인원 축소와 같은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불안감도 크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모(51) 씨는 “당장 이번 주 금요일과 주말 예약을 취소해 달라는 전화가 3통이 들어왔다”면서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감염 확산세까지 겹쳐 이번 연말 대목에도 큰 재미를 못 볼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오미크론 사태로 여행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올 7월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여행객에게는 입국 때 자가격리를 면제해 줬다. 이때부터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도 조금씩 늘던 상태였다. 하지만 오미크론 확산 우려에 따라 정부가 3일 0시부터 16일 24시까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백신 접종 완료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입국자를 10일간 격리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여행사마다 싱가포르와 괌, 사이판, 태국 등의 여행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는 실정이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이달 16일까지 귀국하는 여행상품은 모두 무료로 취소해 주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12월 31일까지 환불, 재발행 수수료를 면제한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 등 국제 전시회에 참여하려는 사업가들의 예약 업무 때문에 지난주 후반까지 좀 바빴는데 오미크론 공포가 커지면서 독일에서는 예정됐던 전시회가 아예 취소됐다”며 “해외 체류 중인 여행객들에게 정부의 10일간 자가격리 방침을 메신저로 일일이 전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오미크론 확산 우려에 교육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에 준하는 방역조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전면등교 또한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에서는 올해 9월 2학기 시작과 함께 유·초·중·고 학생들이 전면등교를 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비수도권보다는 수도권 확산세가 더 심각하기 때문에 일괄적인 거리 두기 단계 상향조정은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며 “4단계까지 가더라도 학사 운영 방침이 일부 조정돼 초등 저학년 등 일부는 전면등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석하·곽진석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