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 부하 해결” 정부 공언에도… 방역패스 이튿날 또 ‘접속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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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해 수도권병상공동대응반 근무자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신패스가 본격 시행 이튿날인 14일에도 현장에서는 혼란이 이어졌다. 특히 백신패스 사용자가 급격히 몰리는 점심시간, 음식점과 카페 등에서 백신 접종 전자증명 시스템 확인이 아예 불가능한 상황도 다시 벌어졌다. 전날 정부가 긴급 서버 증설 조치로 원활한 사용을 약속했지만 방역패스 운영 차질은 이튿날에도 여전했다.

긴급 서버 증설 등 정부 대책에도
전자증명시스템 먹통 사태 재연
김부겸 총리 “재발 방지” 사과도

14일 낮 12시께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의 한 식당. 식당 입구가 대기 손님들로 가득 찼다. 다들 백신패스 확인이 제대로 안돼 입장하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식당 직원으로부터 백신패스 확인 요청을 받은 식당 손님 신 모(37) 씨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쿠브(COOV·전자예방접종증명서) 앱을 열었지만 5분가량 대기 화면만 계속됐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을 통한 백신 QR코드 확인 역시 끝내 더 진행되지 않자 직원과 손님 모두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손님이 계속 몰리자 직원은 결국 백신패스 확인을 포기한 채 손님들을 입장시켰다.

방역패스 불통 지적이 잇따르면서 정부도 긴급 대응에 나섰으나 이용자가 급증하는 점심시간 등에 혼란을 막지 못했다. 정부는 이날 “야간에 서버 긴급증설 작업과 서비스 최적화 작업을 수행했으며, 보다 원활하게 (전자예방접종증명서) 발급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자료까지 냈다. 또 질병관리청은 점심 시간 직전에 “오늘 방역패스를 이용할 국민께서는 편한 시간대에 네이버·카카오 등에서 최초 예방접종증명을 미리 발급받아 사용해 달라”는 안전 안내 문자도 보냈다.

그런데도 점심시간을 전후해 간헐적 접속 장애가 곳곳에서 빚어졌다. 고재영 질병청 대변인은 “12시께 쿠브에는 이상이 없고, 네이버 앱의 경우 장애가 일부 발생했다”고 밝혔다.

혼란이 계속되자 일행의 휴대전화로 백신패스를 보여주거나 스크린샷 형태로 타인의 백신패스를 도용하는 ‘꼼수’도 나오고 있다. 네이버 등 민간 플랫폼에서는 캡처 방지 기능이 적용돼 있지만 쿠브 등 일부 앱에서는 QR코드 이전 ‘접종완료’가 보이는 화면까지는 캡처가 가능하다. 직장인 김 모(42) 씨는 “바쁜 점심시간에 식당에서도 형식적으로 백신패스를 확인해야 하니, QR 코드가 아닌 접종 증명서 화면만 보여줘도 입장이 가능하더라”고 말했다.

혼란이 계속되자 정부는 다시 접속 장애가 재발한 경우, 전날과 같이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계속적으로 시스템 과부하 등의 문제로 시스템 작동이 원활하지 않아 (방역패스를) 미확인한 사례에 대해서는 벌칙 적용도 유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김부겸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접속 장애에 대해 사과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어제(13일)는 방역패스를 본격적으로 시행한 첫날이었으나, 특정시간에 (앱) 사용자가 몰려 접속 부하가 생겼다”며 사과에 나섰다. 김 총리는 “질병관리청 등 방역당국에서는 시스템을 조속히 안정화하고 재발방지 조치를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김 총리는 이날 오후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수도권 병원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급증한 확진자를 치료하려면 병상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며 “정부는 현재 1만 4000여 개인 중등증 이상 치료병상에 5000개를 추가, 1만 9000여 개를 조속히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석호·변은샘 기자 iam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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