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해진 채권 시장… 금리 인상에 우크라 사태 덮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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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가에서는 금리 인상이 큰 관심사이다. 미국이 올해 긴축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여러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으며, 국내에서도 강도 높은 가계 대출을 관리하기 위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요즘처럼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채권시장에 찬바람이 분다. 채권값은 금리와 상극이다.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값은 떨어진다.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대규모 자금이 이탈되고 있다.

펀드 수익률 ‘뚝’ 대규모 자금 이탈
1월 한 달간 순자산 1890억 원 ‘썰물’
미국·유럽 등 세계 휩쓴 ‘긴축 공포’
물가 불안도 악재… 당분간 약세 전망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채권지수는 10일 기준 183.23(총수익 기준)으로 1년 전 188.8보다 하락했다.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채권값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KRX채권지수는 대부분의 거래소 상장 채권 가격을 추종하는 지표이다.

이처럼 채권값이 하락하면서 수익률도 떨어지고 투자자도 이탈했다.

13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국내 채권형 펀드 50개의 6개월 수익률은 1년 수익률보다 2~3%포인트(P) 떨어졌으며 마이너스를 기록한 펀드도 있었다.

이처럼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이달 10일 기준으로 채권형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1330억 원이 감소했다. 올 1월 한 달 동안 채권형 펀드에서 1890억 원이 유출됐다. 특히 기준금리가 인상된 지난해 11월 채권형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전달 2조 3880억 원이 감소했으며 1조 4560억 원이 유출되기도 했다.

채권형 펀드를 찬밥 신세로 전락시킨 주범은 시중금리 상승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달 8일 연 2.303%까지 치솟았다. 2018년 5월 15일(연 2.312%) 이후 3년 9개월 만의 최고치였다. 이달 8일(현지 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019년 11월 이후 최고치인 장중 연 1.97%까지 뛰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 채권값이 하락하고,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도 떨어진다”며 “특히 해외 채권형 펀드는 채권값 하락에 원화 가치 약세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리가 인상되는 배경에는 전 세계적으로 통화 긴축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조만간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종료하고 올해 중에 금리 인상을 여러 차례 단행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미국과 함께 유럽도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며 올 하반기에 금리 인상을 만지작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올해 한두 차례 추가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분위기 속에서 채권형 펀드 시장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긴축 정책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어 분위기 반전도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물가 불안이 여전하다는 점도 큰 악재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금리 인상을 서두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등 물가 상승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사라지기 전까지 채권시장 약세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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