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되거나, 주저하거나… PK 지방선거 기류 ‘극과 극’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박형준

80일 앞으로 다가온 부산·울산·경남(PK) 광역단체장 선거 기류가 당에 따라 극히 대조적이다.

5년 만의 정권교체 영향인지 더불어민주당에선 PK 시·도지사 선거 열기가 가라앉은 반면, 국민의힘에선 과열 양상마저 감지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에선 윤석열 당선인의 측근들과 이준석 대표 진영 간 기싸움이 예사롭지 않아 본선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민주 ‘부산시장 현역 불출마’ 입장
국힘, 사실상 박형준 독주 구도
울산시장, 정갑윤·김두겸 등록
경남지사, 김두관 VS 김태호 유력
대선 결과 영향, 양당 분위기 상반


부산에선 박재호·전재수·최인호 의원 등 현역 3인방이 불출마 입장을 굳혔다. 이에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이재명 부산 선대위’를 주도한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 친문 핵심인 류영진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으로 좁혀졌다. 현재로선 김 전 장관이 가장 유력하지만 변 전 대행과 류 전 처장도 만만찮은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국민의힘에선 사실상 박형준 시장의 독주 구도다. 5선인 서병수·조경태 의원과 원외인 박민식 전 의원의 출마설도 나돌지만 경선에서 박 시장을 이기기는 힘들다는 전망이다. 서울 여의도 정가에선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 막판에 박 시장에게 다소 실망했다는 얘기가 나돌지만 윤 당선인의 핵심 측근은 13일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박 시장의 선거법 재판도 6월 지선 이후로 연기된 상태다. 다만 재판의 불확실성이 공천 경쟁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 박 시장 일부 정무라인의 문제점도 계속 도마에 올라 원만한 재선 고지 달성을 위해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은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뜨겁다. 민주당에선 송철호 시장의 재도전 가능성이 있지만 다소 많은 나이(1949년생)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위원장인 심규명 변호사가 송 시장에게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역대급 경쟁률을 보인다. 우선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과 김두겸 전 남구청장이 20대 대선이 끝나자마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 표밭갈이에 나섰다. 13일 현재 부울경에서 시·도지사 예비후보 등록자는 이 두 사람뿐이다. 3선 울산시장 출신인 박맹우 전 의원도 도전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국민의힘 울산시장 공천장은 현역 국회의원들이 차지할 확률이 높다. 가장 유력했던 김기현(4선) 의원이 이날 백의종군을 선언해 이채익 서범수 박성민 의원 간 3파전이 예상된다. 3선인 이채익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으로서 이번 대선 때 문화·종교·보훈 분야 등에서 맹활약을 펼쳤고, 조직부총장인 박성민 의원은 윤 당선인과 인연이 깊은 최측근이다. 이준석 대표 비서실장인 서범수 의원은 비서실장직을 사퇴하고 울산시장 선거전에 본격 돌입했다.

경남은 ‘김두관-김태호 대결’ 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김경수 전 지사 구속 이후 후임자를 찾지 못하는 민주당 입장에선 경남지사 당선 경험이 있는 김두관 의원에게 ‘SOS’를 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에서 김 의원이 투입될 경우 국민의힘에서도 재선 경남지사 출신인 김태호 의원 차출설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김두관 의원이 경남지사 선거에 나서고, 경남 양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실시될 경우 민주당이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다. 김 의원만 한 경쟁력을 갖춘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김 의원이 이런 여건 때문에 경남도지사 선거에 나서지 않으면 국민의힘에서도 김태호 의원 대신 윤영석·박완수 의원과 이주영·김재경 전 의원 간 경선으로 후보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경남지사 후보인 윤한홍 의원은 입각이 유력하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