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서 유독 작아지는 롯데… 공허한 ‘사직 노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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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집에만 오면 작아지는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 유독 홈구장인 사직구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패배의 절반 이상을 원정 경기가 아닌 홈에서 거두고 있다. 롯데는 수도권 연고 두 팀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팬이 사직구장에서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고 있지만, 홈 경기 성적은 반대로 가고 있다. 롯데로선 ‘KBO리그 흥행 보증수표’인 부산 팬들의 응원 열기에 승리로 보답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롯데는 1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4차전에서 7-15로 졌다. 이날 패배로 롯데는 KIA전 2연패에다 앞선 NC 다이노스와의 경기(12일) 패배를 포함해 홈 경기 3연패에 빠졌다. 롯데는 지난 6~8일엔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3연전을 모두 내주기도 했다.

18일까지 원정 경기 13승 6패
홈 경기는 7승 1무 12패 그쳐
관중 수, LG·SSG 이어 세 번째
홈서 잦은 실책, 팬들 실망시켜


롯데의 올 시즌 홈 경기와 원정 경기 성적은 정반대 양상이다. 롯데는 39경기를 치른 19일까지 20승 1무 18패로 5위를 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원정 경기(19경기)에서 13승 6패(승률 0.684)를 거둔 반면 홈(20경기)에서는 7승 1무 12패(승률 0.350)에 그치고 있다.

5월 홈·원정 경기 성적은 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롯데는 18일까지 치른 홈 8경기에서 2승 6패로 열세다. 반면 원정 7경기에서는 4승 3패로 우세하다. 4월에는 홈에서 5승 1무 6패를 거뒀지만, 5월에는 투타 부조화로 인해 홈 경기 승률이 0.250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의 홈 경기 부진과는 달리 사직구장을 찾는 관중 수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3위를 달리고 있다. KBO의 집계에 따르면 올 시즌 롯데 사직구장을 방문한 총 관중 수(18일 현재·20경기)는 19만 2960명이다. 경기당 9648명이 방문한 셈이다. 롯데의 총 관중 수는 LG 트윈스(서울·26만 7085명), SSG 랜더스(인천·24만 760명)에 이어 3위다. 18일에도 사직구장에는 9885명이 입장해 롯데 선수단을 응원했다.

롯데는 KIA와의 앞선 두 경기에서 공격에서는 안치홍과 이대호, 전준우, 황성빈 등의 고른 활약 속에 좋은 공격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수비는 그렇지 않았다. 3루수 한동희가 두 경기에서 실책 3개를 범한 데 이어 이학주 역시 1개의 수비 실책을 기록했다. 한동희와 이학주의 수비 실책은 실점의 빌미가 됐다. 결국 롯데는 결정적인 수비 실책으로 인해 두 경기를 모두 내주고 말았다. 롯데는 올 시즌 팀 실책 35개로 리그 6위를 기록 중이지만, 실책성 수비가 잦아 경기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

올 시즌 사직구장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면서 ‘사직노래방’의 옛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주말 경기엔 외야까지 꽉 들어찬 관중들이 롯데 선수들의 투구 하나, 타격 하나에 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서튼 감독은 “팬들은 롯데의 29번째 선수”라며 “팬들에게 받는 에너지는 상당하며, 그 힘으로 야구를 더 잘할 수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롯데는 이제 팬들의 에너지를 승리로 승화시켜야 한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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