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쌓은 항만물류 노하우, 지역 기업과 나누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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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미 퍼플오션인터내셔널 대표

“스무 살 때 페덱스(FEDEX)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을 시작으로 물류업계에 발을 디뎠습니다. 밑바닥부터 기본기를 다져 부산 항만물류업계 최초의 여성 세일즈맨으로 전 세계를 누비기도 했고요. 이제는 30년 가까이 쌓은 항만물류 노하우를 나누는 일에도 힘쓰고 싶습니다.”

원스톱 무역 대행 회사 퍼플오션인터내셔널(주) 박현미(49)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말 부산경제진흥원의 부산수출원스톱센터 수출전문위원으로 위촉돼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부산 중소기업을 돕는 일에 팔을 걷어붙였다.

부산수출원스톱센터 전문위원 위촉
레터 작성부터 통관까지 단계별 지원
“무역 플랫폼 구축해 디지털화 가속”

“사실은 지금 회사에서 돈을 받고 해 주는 일이기는 한데, 여력이 안 되는 작은 기업에 이제는 수출·수입 노하우를 나눠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단한 레터 작성부터 통관까지 ‘스텝 바이 스텝’으로 도와드리는데 꽤 보람이 있습니다.”

박 대표는 부산 항만물류업계를 호령한 무역인이다. 물류회사에서 여성 직원의 일은 문서 작성에 한정됐던 1990년대, 최초의 여성 영업 담당자로 발탁돼 항만을 누볐다.

“남자 영업사원이 술 접대 위주의 영업을 했다면 저는 문제를 해결해 주고 더 나은 방향성을 제시하는 컨설팅을 더한 영업 전략으로 대응했죠. 물론 저도 술은 ‘네버 다이’(절대 죽지 않는다)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잘 마십니다.” 박 대표가 호탕하게 웃었다.

박 대표는 물류인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2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삼성중공업 나이지리아 에지나(EGINA) 프로젝트를 위해 벌크선으로 물품을 수송한 일이다. 둘째는 러시아 초대형 화물 수송기 AN-124 7대를 동원해 물품을 수송한 일이다. 이로 인해 그는 물품 수송을 위해 AN-124를 최다 계약한 세일즈맨이 됐다.

“모두 의뢰를 넘어 더 나은 문제 해결책을 고민하는 제 습관에서 비롯돼 해결할 수 있었던 일입니다. 특히 나이지리아 에지나 해상에 해양 플랜트를 건설하기 위해 필요한 수많은 물품을 각자 수송해야 하는 1차 벤더사를 보고, 직접 벌크선 1대를 계약했죠. 그때 감천항과 군산항에서 제품을 모두 싣고 한 번에 나이지리아로 수송한 일은 지금도 뿌듯합니다.”

그는 2018년 20년 넘는 회사 생활을 접고 퍼플오션인터내셔널을 창업했다. 대리 시절부터 거래처에 “박 사장”이라고 불렸을 만큼 창업에 자신은 있었다.

“창업하면서 절대 외상거래는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대신 거래하는 기업이 무역으로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일은 기본이고요.”

실제로 박 대표는 단순 무역 중개가 아니라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ODM(제조자 개발 생산)까지 맞춤형 해결책을 제시한다. 홍삼 음료 제조업체인 (주)대한삼과 함께 수출을 목적으로 캡슐 커피 머신에 호환되는 ‘그린 큐브’ 개발 과정을 컨설팅한 것이 그 예다.

“사실 무역, 물류는 과정이 복잡합니다. 무역에 필요한 각종 빅데이터를 취합하고 플랫폼으로 만들어서 누구나 우리 회사 홈페이지에서 간단하게 비용을 산출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를 준비 중입니다. 기업의 원활한 무역을 위해 힘이 되는 무역 대행 원스톱 기업으로 키워 가겠습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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