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구 근린생활시설 신축 현장서 조선시대 유물 11점 출토
자기 조각 등 조선 중~후기 추정
경상좌수영성 생활상 보여 줘
제철 부산물인 ‘슬래그’도 발견
부산 수영구 도심 건물 신축공사 현장에서 조선시대 때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이 발견됐다.
부산 수영구청은 수영구 수영동 한 근린생활시설 신축 공사현장 부지에서 조선시대 자기 조각과 옹기 조각 등 유물 11점이 출토됐다고 11일 밝혔다. 출토된 유물은 자기 받침 조각 6점, 자기 접시 조각 2점, 옹기 조각 1점, 전돌 조각 1점, 슬래그 1점이다.
올 7월 이 현장에서 부서진 백자로 추정되는 조각이 발견되자, 수영구청은 사업자에게 시굴조사를 진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시굴조사는 매장문화재가 존재하는 지역 면적의 10% 이하 범위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조사다.
(재)동양문물연구원이 올 8월 1일 트렌치 3개를 설치해 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유구(집터·무덤 등 구조물)와 유물의 흔적이 확인됐다. 트렌치는 유적을 가로지르는 기다란 형태의 구덩이로, 길이 10~15m에 너비 2~3m, 최대 깊이 1.8~2.5m 규모로 설치됐다.
이어 8월 20일 유구와 유물이 흔적이 확인된 범위 350㎡를 중심으로 정밀 발굴조사가 이루어졌다. 발굴조사 결과 석열(일렬로 늘어선 돌) 2기와 수혈(구덩이 형태 집터) 1기 등 유구와 유물이 발견됐다.
시굴조사와 발굴조사를 통해 출토된 유물은 조선시대 중기에서 후기 사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경상좌수영성과 관련 있는 생활상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제철 유적에서 확인되는 슬래그가 발견돼, 당시 이곳에서 제철 작업이 이루어졌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슬래그는 열을 가해 금속을 녹이거나 성형 작업을 한 뒤 남는 부산물이다.
부산도시철도 2호선 수영역과 민락역 사이 도심에 위치한 공사현장은 부산시 지정기념물 제8호인 경상좌수영성지의 외곽 경계로부터 동쪽으로 500m 이내에 있어, 문화재 보호를 위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해당한다.
연구원 측은 “슬래그는 주로 제철 유적에서 확인되는데, 조사 구간에서 제철 관련 시설이 확인되지는 않았다”며 “현재 유물의 형태 등을 바탕으로 분류를 하고 있어 당장 구체적인 시기를 말하기는 어려우나, 조선시대 중기와 후기 사이 유물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영구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현재는 출토된 유물을 연구원에서 보관하고 있다”며 “발굴된 매장문화재에 대한 소유권 주장자를 찾는 기간이 지나면 문화재청의 귀속 조치 등에 따라 박물관 수장고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