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학산업연구원, 차별화된 전략으로 부산에 유치를”
‘YESDEX 2022’ 부산 심포지엄
국내 의료기기산업 허브 역할 전망
유치 땐 디지털 선도 도시 발돋움
치의학산업 분야에서 우수한 인프라를 갖춘 부산이 ‘디지털 치의학 선도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출연 의학 연구기관인 국립치의학산업연구원을 반드시 유치해야 하며, 이를 위해 경쟁 도시와 차별화된 유치 전략을 세우고 지·산·학·연·병이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립치의학산업연구원 설립을 위한 심포지엄’이 지난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YESDEX 2022(영남 국제 치과학술대회 및 치과기자재전시회)’의 일환으로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은 부산시치과의사회가 주관하고, 대구·울산·경북·경남치과의사회와 보건복지부, 부산시, 부산테크노파크, 부산경제진흥원, 부산관광공사 등이 후원했다.
■치의학산업 이끌 컨트롤타워 필요
첫 발제자로 나선 김진백 ㈜디오임플란트 대표이사는 치의학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고령화와 건강관리에 대한 인식 강화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헬스케어산업은 매년 10.5%의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국내 헬스케어산업의 8%를 차지하고 있는 덴탈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3조 원으로, 이중 치과 진료 부문이 11조 원, 치과의료기기 산업이 2조 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국내 의료기기 생산과 수출액 1위는 치과용임플란트로, 코로나19로 진단키트 시장이 일시적으로 급부상한 것을 제외하면 앞으로도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글로벌화를 이끌 일등공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백 대표는 “치과의료기기산업 시장의 급성장과 국내 제품의 높은 기술력, 생산 및 수출 실적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치의학 R&D(연구개발) 투자는 보건의료 전체의 2.3%에 불과하고, 산업화외의 연결고리도 취약하다”며 “범국가 차원의 치의학연구기관을 설립해 기업과 학계, 정부, 지자체 간 협력과 융합을 이끌어내 치의학산업의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우수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식 부산대치과병원 기획조정실장은 ‘치의학의 미래전망’ 발표를 통해 국내 치의학산업에도 ESG 경영 개념을 도입해 정밀·예측·예방·맞춤형 치의학으로 산업 생태계를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실장은 “현재의 치의학은 환자와 의료진, 치의학관련산업 간 연계가 취약한 단방향 의료서비스에 머물고 있다”며 “치의학연구원을 중심으로 그린(환경), 데이터, 디지털 요소를 산업에 접목해 각 기관이 협력, 상생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치의학 선도도시로 도약
치의학연구원 설립은 치과계가 10년 넘게 공을 쏟고 있는 숙원 사업이다. 2012년 연구원 설립의 근거가 될 관련 법안이 처음 상정된 이후 21대 국회 들어 전봉민(부산 수영구) 의원 발의안까지 모두 7개의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부산을 비롯해 대구, 대전, 광주, 천안, 완주 등 여러 지자체가 유치를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지역 공약으로 충남 설립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전국 공모사업으로 전환될 여지가 높아 부산이 어떻게 여타 도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느냐가 관건이다.
부산은 치과의사 수 1671명, 치과병·의원 1335곳, 치의학전문대학원 1개, 치위생대학 9개 등 치의학 종사자 규모와 교육기관, 디지털치과기기 제조 기업 등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치의학 산업 인프라가 가장 우수하고, 산학협력을 통한 실용화 기술 개발과 기술 사업화에 유리한 장점이 있다.
김형룡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추진위원장은 “부산은 디오, 오스템임플란트 등 치과 제조산업 기반이 풍부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유리한 환경에 있다고 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부산시의 유치 의지인데, 시 자체 연구소를 만들거나 2030세계엑스포와 연계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부산시는 2017년 치의학산업TF팀을 전국 지자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신설해 운영하고 있고, 2018년엔 ‘치의학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치의학연구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구체적으로 부산 해운대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 내에 치의학연구원을 유치하고, 관련 연구·산업 기능을 집적해 치의학첨단융합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안영신 부산시 첨단의료산업과장은 “시는 박형준 시장 공약으로 2030세계엑스포에 맞춰 부산이 디지털 치의학 선도도시로 나가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이를 위해 치의학연구원 부산 설립 방안과 부산 치의학산업 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정책연구용역을 내년 3월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을 주관한 부산시치과의사회 한상욱 회장은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토대로 치의학연구원을 반드시 부산에 유치할 수 있도록 부산시와 지역 치과계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최대 YESDEX2022 성료
한편 영남권 최대 규모 국제치과학술대회 및 기자재전시회인 ‘YESDEX 2022’가 지난 12~13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125개 업체가 594개 부스를 마련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연인원 1만 명이 다녀간 이번 전시회에서는 세계적인 치의학권위자의 강연, 세미나와 함께 최신의 융복합 치과의료기기 기술 개발 동향을 엿볼 수 있는 비즈니스 전시회와 다채로운 체험 행사가 진행됐다.
김기원 YESDEX조직위원장은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지난 10년간의 성과와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새로운 10년을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아 진행됐다”며 “코로나로 지친 치과 가족들에게 힐링을 드리기 위해 기존의 틀을 벗어나 종합예술제 형식의 대한민국 대표 학술대회로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하다”고 자평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