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건널목에서 보행자 우선 배려를
필자가 사는 수영구 광안시장 앞 도로는 왕복 6차로 도로이다. 매일 광안시장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양쪽에서 대기하다가 보행신호가 바뀌면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왕래하는 곳이다. 그런데 간혹 시장에서 볼일을 보고 나오는 사람 중에 보행등이 깜빡일 때 급히 건널목을 건너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한다.
젊은 사람 같으면 빠르게 건널 수 있겠지만 연세가 있는 분은 그렇지 못하다. 언젠가 시장바구니를 든 할머니가 건널목을 건너고 있을 때 신호등이 바뀌어 정지선에 대기하던 차들이 움직이기 시작해 할머니가 놀라서 도로에 쓰러졌다. 이날 3차선 정지선에 대기하던 차는 대중버스였는데 마침 기사가 사람을 목격하고 차를 정지시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복잡한 도심의 보행자 건널목에서는 첫째 보행자가 신호를 잘 지켜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보행등이 깜빡일 때는 건너지 말고 다음신호를 기다리다가 안전하게 건너야 한다. 운전자도 정지선에 대기하다가 신호가 바뀌어도 건널목에서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추고 사람이 다 건널 때까지 기다려 줬으면 한다.
특히 고령자가 많은 부산은 사람 중심의 교통문화를 배려하는 실천이 부족하다고 한다. 통계에 따르면 부산은 정지선 준수율은 77.95%로 전국 16위, 방향지시등 점등률은 60.59%로 17위, 이륜차 안전모 착용률도 81.71%로 17위에 그친다고 한다.
그래서 부산경찰청은 시민의식 개선을 위해 ‘사보일멈’(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춤) 교통문화 정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로교통법 27조 1항에 따르면 모든 차량은 보행자가 건널목을 지날 때 일시 정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건널목에서 보행자는 신호를 철저히 지키고 또 운전자는 부산경찰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보일멈’ 캠페인에 참여해 건널목 인명사고를 줄이는 데 앞장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용길·부산 수영구 광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