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배선 공사 기업서 ‘신재생 에너지 전문기업’ 발돋움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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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미래, 혁신강소기업] 효한전기(주)

항만 전기 설비 등 사업 분야 확장
부산 항만 전기배선 공사 맡아
신재생 에너지 융복합 사업도 참여
올해 매출액 60억~70억 원 예상

홍순선 효한전기(주) 대표가 부산 동구 초량동 본사에서 자사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영미 기자 mia3@ 홍순선 효한전기(주) 대표가 부산 동구 초량동 본사에서 자사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영미 기자 mia3@

전기의 발명은 근대사회가 현대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그만큼 현대사회의 필수품이 된 전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현대인의 삶을 더 낫게 하는 도구다. 전기 배선 공사업에서 출발해 전기를 기반으로 한 신재생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거듭난 효한전기(주)는 기술과 신뢰를 바탕으로 고속 성장 중이다.


■전기에 대한 흥미가 창업 토대

홍순선(64) 효한전기 대표는 해기사 출신이다. 10년 동안 배를 타고 해기사로 근무하면서 해상 전기에 흥미를 키웠다. 홍 대표는 “20대 때는 배를 탔고 30대는 부산 선박회사에서 근무했다”면서 “해상에서 접한 전기에 대한 흥미가 30대 후반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1995년 홍 대표가 효한전기를 설립한 이후, 첫 거래처는 지금은 사라진 금융회사인 동남은행이었다. 동남은행 지점 한 곳의 전기 설비를 맡아 내선 공사를 했고, 호평을 받았다. 홈뱅킹이 가능한 지금과 달리 대부분의 업무가 영업점에서 대면으로 이뤄지던 1990년대에는 천재지변이나 기타 이유로 정전이 발생하면 은행은 ‘셧다운’(폐쇄)에 직면했다. 그만큼 빠른 복구가 중요했다.

홍 대표는 “당시만 해도 복구할 협력사가 대부분 서울에 있다 보니 빠른 복구가 필요할 때 지방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그 부분을 파고 들었다”며 “부산·경남 지역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빠르게 대응하면서 신뢰가 쌓였고 계약이 이어졌다. IMF 사태가 터지면서 굵직한 은행의 합병이 이어졌고 새로운 지점이 생기면서 일감도 늘어났다”고 전했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전기 배선업이 초기 효한전기의 사업 모델이었다. 그러나 영업점을 중심으로 한 은행의 운영 방식이 점점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효한전기는 항만 전기 설비로 사업 분야를 확장했다.

■안전과 신뢰로 항만 진출

은행이 점포를 줄여가는 시점에 효한전기는 부산항만의 전기배선 공사를 맡게 됐다. 부산신항이 들어선 이후 세월이 흘러 항만 내 전선이 열화돼 교체할 시점이 왔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원래 배를 타던 사람으로서 항만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운이 좋게 연이 닿아 부산신항 전기설비 재정비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며 “항만은 무엇보다 안전과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직원 안전 교육을 실시하면서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허치슨 부두 이전과 같은 굵직한 항만 사업이 남아있어 전망도 밝은 편이다. 크게 금융과 항만 두 축으로 사업을 전개하던 효한전기는 2016년부터 재생 에너지 사업에 발을 들였다. 금융업이 그랬듯 언젠가 찾아올 위기를 대비하고, 미래 유망 사업인 재생 에너지에 대비하는 차원이었다.

홍 대표는 “결국 신재생 에너지는 태양열, 지열, 풍력 등을 전기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라서 신재생 에너지와 전기 설비는 떼려야 뗄 수 없이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신재생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거듭

효한전기는 특히 태양광 발전 장치를 개발하고 직접 생산도 시작했다. 태양광을 전기로 변환할 때 연결하는 접속반을 개발, KS 품질 인증을 받고 이를 생산하는 공장도 사상구에 세웠다.

2020년에는 한국에너지공단의 ‘신재생 에너지 융복합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한 지역에 2가지 이상의 재생 에너지원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부산 연제구, 울산 중구 등에 효한전기가 시공했는데, 이를테면 태양열과 연료전지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추는 사업이다. 공공기관이나 상가, 일부 가정에도 도입돼, 설비를 갖추고 나면 전기 사용료가 저렴해지는 효과가 있다.

홍 대표는 “신재생 에너지 융복합 사업에 참여하면서 신재생 에너지에 미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R&D(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늘렸고 회사 역시 신재생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변신 중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향후 관련법이 개정되고 전력거래소가 생기면 신재생 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개인이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이를 대비해 건물을 지을 때 마감재 대신 태양열 패널을 외벽에 넣는 BIPV(건물 일체형 태양광) 시공 사례가 늘고 있다.

효한전기는 이 같은 변신을 바탕으로 올해 부산 지역스타(Pre-챔프) 기업으로 선정됐다. 올해 매출 역시 2019년과 비교하면 20억 정도 늘어난 60억~70억 원으로 예상된다.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했을 때 전기 생산량과 수익률을 AI(인공지능)로 예측하고 분석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연구·개발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홍 대표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어두컴컴할 때 불을 켠다는 뜻으로 회사명을 효한으로 지었다”며 “전기를 상징하는 뜻이기도 하다. 앞으로 연구·개발을 기반으로 신재생에 역량을 집중해 성장하는 기업으로 키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끝-

공동 기획=부산테크노파크·부산일보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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