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 상승 둔화, 금리 인상 브레이크 밟나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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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CPI 상승률 7.1% 기록
9월 8%대, 10월 7.7%서 하락
연준 금리 인상 폭 조절 기대감
0.5%P 인상하는 ‘빅스텝’ 유력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폭 결정에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달 2일 워싱턴D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폭 결정에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달 2일 워싱턴D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파르게 치솟던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다소 둔화되면서 시장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 폭을 줄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 때문에 올해 마지막 열리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나올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파이낸셜타임즈는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1월 예상보다 더 완화돼 거의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이날 보도했다. 지난달 CPI 상승률은 7.1%로 경제학자들이 예측한 7.3%보다 낮았고, 전월 대비로도 0.1%만 상승해 역시 시장 전망치(0.3%)를 밑돌았다. 올 9월까지만 하더라도 8%를 웃돌았던 CPI 상승률이 10월 7.7%로 둔화한 데 이어 11월에는 7%대 초반까지 내려앉은 셈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주거 비용과 식료품 물가가 지속적으로 크게 상승했으나, 에너지 가격이 떨어진 덕분에 이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 전체 CPI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주거 비용은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7.1% 각각 올랐다. 다만 주거 비용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최근 4개월간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식료품 물가지수는 10월보다 0.5%,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올랐지만 전월 대비 상승률은 꾸준히 하락했다. 에너지 물가지수는 휘발유(-2.0%) 가격 하락에 힘입어 지난달보다 1.6%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면서도 공격적으로 경제를 압박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미국 주식은 CPI 발표 뒤 처음에는 급등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3.60포인트(0.3%) 오른 3만 4108.64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9.10포인트(0.73%) 오른 4019.66에, 나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113.08포인트(1.01%) 오른 1만 1256.81로 거래를 완료했다. 원·달러 환율도 하루 새 14원가량 하락하며 1290원대로 떨어졌다.

CPI가 예상치를 하회하자, 시장은 물가가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고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14일 올해 마지막 FOMC 정례회의 이후 이를 결정한다. 외신들은 올해 고물가를 잡기 위해 지속적으로 금리를 가파르게 올렸던 연준이 ‘빅스텝’으로 보폭을 축소할 것으로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연준이 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씩 올리던 것을 0.5%포인트 올리는 것으로 인상 폭을 줄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13일 백악관 성명에서 CPI의 완화된 상승률에 호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인플레이션이 두 자릿수로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면서도 “가격은 여전히 너무 높다. 할 일이 더 많지만 상황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 목표는 간단하다. 경제 성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물가 상승을 통제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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