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녹인 불꽃, 부산 밤하늘에 희망·감동 쏘았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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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후 부산불꽃축제 첫 개최
영하 속 70여만 명 광안리 찾아
이태원 참사·추위에 관람객 줄어
시민 사연 울림·초대형 불꽃 눈길
안전에 총력… 별다른 사고 없어


17일 오후 광안리해수욕장과 이기대, 동백섬 일대에서 진행된 제17회 부산불꽃축제에서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불꽃으로 부산을 노래하는 감동의 하모니’를 주제로 열린 이번 불꽃축제는 코로나19 사태로 3년 만에 열렸으며 지난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최대 규모 행사여서 부산시와 관계 당국이 안전관리에 총력전을 펼쳤다. 정종회 기자 jjh@ 17일 오후 광안리해수욕장과 이기대, 동백섬 일대에서 진행된 제17회 부산불꽃축제에서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불꽃으로 부산을 노래하는 감동의 하모니’를 주제로 열린 이번 불꽃축제는 코로나19 사태로 3년 만에 열렸으며 지난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최대 규모 행사여서 부산시와 관계 당국이 안전관리에 총력전을 펼쳤다. 정종회 기자 jjh@

2022년 부산불꽃축제는 한파 속에서 아무런 사고 없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마무리 됐다. 비록 매서운 바람이 불어왔지만 시민들은 밤하늘이 형형색색으로 물들 때마다 감탄하며 3년 만에 열린 불꽃쇼에 빠져들었다.

17일 오후 ‘제17회 부산불꽃축제’가 광안리 해수욕장 일대에서 열렸다. 한파로 인해 바닷가 앞에 마련된 관람석은 한산했고, 강풍으로 테이블보가 날아가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행사장 주변에선 한파에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방송이 주기적으로 흘러나왔다.

오후 6시 시작된 사전 행사인 ‘불꽃 토크쇼’에서는 시민들의 사연이 소개됐다. 자폐성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딸에게 보내는 어머니의 편지, 불꽃축제 첫 회에 태어나 하늘로 간 딸에게 전하는 어머니의 사연이 진한 울림을 남겼다. 사연 주인공들의 신청곡에 맞춰 작은 불꽃쇼도 함께 펼쳐졌다.

본격적인 불꽃쇼는 오후 7시 중국 회사인 ‘써니’의 공연으로 막을 올렸다. ‘세상을 물들이다, 희망으로 가득찬 부산’이라는 쇼의 주제가 중국 특유의 웅장하고 화려한 연출로 15분간 표현됐다.

메인 행사인 ‘부산멀티 불꽃쇼’는 오후 7시 25분께 시작됐다. 올해 주제는 ‘불꽃으로 부산을 노래하는 감동의 하모니’로 광안리해수욕장·이기대·동백섬을 세 가지 포인트로 정해 다양한 불꽃이 밤하늘을 채웠다. 내레이션은 부산 출신 배우 정우 씨가 맡았다. 잔나비의 ‘작전명 청춘!’을 테마곡으로 힘차게 막을 연 멀티 불꽃쇼는 싸이·임영웅·아이유·YB의 친숙한 곡과 함께 절정을 맞았다. 25인치 대형 불꽃과 국내 최장길이 나이아가라 불꽃은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올해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성공유치 노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5분간 ‘커튼콜 불꽃쇼’도 마련됐다.

18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번 축제 총관람객은 모두 70만 5200명으로 집계됐다. 54만 9000명의 부산 시민들이 광안리를 찾았으며, 선박 160여 척에서 3200명의 시민이 해상 관람을 했다. 남구를 찾은 시민은 7만 3500명이었으며, 해운대구엔 7만 9500명이 찾았다.

올해 축제 관람객은 직전 마지막 불꽃축제가 열린 2019년 110만 명보다 35% 이상 줄었다. 3년 만에 열리면서 10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태원 참사의 여파와 갑자기 찾아온 한파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부산불꽃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기도 했다. 싱가포르에서 온 사안지 팡(60·여) 씨는 “휴가를 맞이해서 항구가 있는 부산을 찾았다”며 “한국에서 4년을 공부한 딸이 부산 불꽃축제를 추천해 줘서 방문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부산으로 가족 여행을 온 몽골 가족도 만나볼 수 있었다. 부산대 정보컴퓨터학과에 재학 중인 널기 텐지스(22·남) 씨는 “광안리에서 불꽃축제가 열린다고 해서 가족들을 초대했다. 몽골에서 볼 수 없는 큰 불꽃축제를 보게 돼서 정말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축제는 별다른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특히 이태원 참사로 인해 주최 측은 상당한 긴장감을 가지고 안전 관리에 총력을 쏟았다. 남부경찰서 1450명, 해운대경찰서 약 300명의 경찰 인력이 투입됐으며 수영구청에서도 529명의 직원이 안전 관리를 위해 현장에 나섰다. 오후 6시부터 광남로 대중교통 11개 노선을 전면 통제하고 전국 최초로 ‘혼잡안전관리차량’이 투입되기도 했다.

한편 17일 행사 시간인 오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112에는 총 102여 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대부분 행사장 주변 교통 불편에 대한 내용이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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