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불출마 패션'에 담긴 두가지 정치적 의미
나 전 의원 초록색 바지 정장 평소 '전투복'으로 불려
지난해 윤 대통령으로부터 위촉장 받을 때도 같은 옷
나경원 전 의원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불출마 기자회견 때 입은 옷을 놓고 여러가지 정치적 의미가 실려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나 전 의원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초록색 바지 정장을 입고 나왔다.
이 옷은 공개석상에서 여러차례 포착됐는데, 차분하면서도 강인한 인상을 남긴다는 점에서 나 전 의원이 평소 '전투복'으로 즐겨 입는다고 알려졌다.
2019년 3월 12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날에도 같은 옷을 입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뒤 가까운 인사들과의 오찬에서 향후 계획에 대해 "이게 끝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면한 전당대회를 포함해 당 안팎에서 일정 부분 역할이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또 기자회견에서 '당의 화합', '총선 승리'를 위한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용감하게 내려놓았다"고 밝힌 것도 향후 정치적 공간을 만들기 위한 명분쌓기로 풀이된다.
결국 나 전 의원의 패션은 '새로운 전투'를 준비하기 위한 의미가 담겼다는 해석이다.
한편으로 이날 나 전 의원의 옷은 지난해 10월 14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위촉장을 받으면서 입은 패션이기도 하다.
나 전 의원은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세력과 맞서기는 했지만 윤 대통령과의 관계는 계속 이어가겠다는 심정을 간접적으로 표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나 전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건강한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의 진정한 성공을 기원하겠다"고 말한 대목의 연장선상인 것이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