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0GB’ 공짜… 요금제 갈아타기, 약정 등 잘 따져야
통신 3사 이번 달 무료 데이터 제공
싼 요금제 변경 땐 통신비 절감 가능
위약금·멤버십 등급 변화 등 살펴야
요금 인하 효과 미미하다는 지적도
‘이동통신 3사가 이번 달에 무료 데이터로 30GB를 지원하는데, 나도 요금 혜택을 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내면 기존 5만~6만 원대 가입자가 요금제 변경에 따른 수고로움을 감수하고 더 싼 요금제로 갈아탈 경우 평균 1만 원 안팎의 통신비를 아낄 수 있다. 부부가 이 요금제 구간에 있다면 3만 원 정도 지출을 줄이면서 데이터는 평소처럼 쓸 수 있는 ‘짠테크’가 가능한 셈이다.
다만, 위약금 없이 요금제를 월 단위로 변경할 수 있는 이용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자신의 멤버십 등급 변화 여부도 잘 따져야 한다. 괜히 몇 천 원 아끼려고 요금제를 손질했다가 약정 위약금 물어내는 등 ‘배보다 배꼽이 큰’ 사례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나 기존에 데이터 사용량이 적은 3만~4만 원 이하의 요금제에 가입했다면 아쉽지만, 조금 더 빠른 속도로 더 많은 데이터를 사용하는데 만족해야 한다.
최근 정부의 통신비 인하 요구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3월 한 달 동안 가입자들에게 데이터를 추가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실질 혜택에 관심이 쏠렸다. SK텔레콤과 KT는 3월에 모든 성인 가입자들에게 30GB의 데이터를 추가로 주고, LG유플러스는 가입자 요금제에 포함된 데이터와 같은 양을 추가로 쓸 수 있다. 30GB는 고화질(풀HD급) 영화 5편 또는 유튜브 영상 18시간, 음악 청취 연속 15일 등이 가능한 용량이다. 9일 시작하는 대한민국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4경기는 모바일로 넉넉히 볼 수 있는 적지 않은 데이터다.
문제는 실질적인 요금 절감 효과인데, 3월에 하루라도 빨리 더 싼 요금제로 변경할 때 통신비 절감 효과가 나타난다. 지원 데이터는 남아도 이월되지 않는다. 가령 데이터 30GB를 사용할 수 있는 KT의 6만 1000원 요금제 가입자가 기존 5GB를 제공받는 4만 5000원 요금제로 1일부터 변경했다면 약 1만 6000원을 아낄 수 있다. 데이터 사용량은 35GB(5+30GB)로 평소보다 늘어난다.
당국은 휴대전화 전체 가입회선 5030만 명 중 만 19세 이상 67%가 이번 지원의 직접 수혜 대상이라고 밝혔지만, 이용자 상당수가 무제한이나 데이터 사용량이 5GB 이하인 저렴한 요금제에 가입한 경우라 일시적인 3월 요금제 갈아타기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업체들은 요금제 구간 변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그 규모 파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이번 데이터 지원에 대해 “통신비 인하에 미치는 영향은 지극히 일부분”이라고 비판한 것도 이런 이유다.
그래서 업계에선 3월 데이터 무료 지원이 40GB~100GB 데이터 사용을 고려한 ‘중간요금제’ 출시를 염두에 둔 이통사가 가입자의 데이터 이용 행태를 살피고, 당국의 요금제 구간 다양화와 통신비 인하 압박을 피하는 목적의 임시방편이라는 평가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3월 한 달 만이라도 데이터 사용 등에 부담을 덜 수 있다면 팍팍한 일상에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라며 “업체들이 가입자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할 수 있는 요금제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