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디지털 전환으로 도약하는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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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섭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

최근 전 세계는 ‘챗GPT’로 대표되는 AI(인공지능) 기술패권 경쟁이 뜨겁다. ‘빙’(MS), ‘바드’(구글), ‘어니봇’(바이두)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생성형 AI 모델을 선보인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서치GPT’,‘코GPT’를 올해 상반기에 출시한다고 한다. 현재 우리는 ‘디지털 혁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주하고 있으며 디지털이 곧 국가와 도시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별 기술과 산업의 영역에서 고도화되어 온 ICT(정보통신기술) 기술은 전 산업과 융합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산업 체질을 바꾸며 도시와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한 새로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역시 기관의 역할과 기능이 IT와 콘텐츠 산업 내 기업 육성에 한정되어왔지만 최근 5년 전부터 지원하는 업종 분야가 조선해양, 제조, 전자상거래, 건설, 헬스케어 등 매우 다양해졌다. 이제 업종의 경계를 넘어 디지털 도입은 필수 과제이며 디지털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음을 몸소 느끼고 있다.

하지만 지역의 산업 현장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부산은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데다가 지역 전통기업은 디지털 전환에 대한 준비와 인식 수준이 아직 걸음마 단계로 디지털 전환에 대한 투자도 사실상 어려운 현실이다. 부산의 산업 구조를 살펴보면 70% 이상이 서비스 산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비스 산업의 주요 업종은 유통, 음식, 도매, 소매, 운송 등으로 다양한데, 그중 물류 산업의 경우 부산지역 물류 사업체 수만 3000여 개, 종사자수는 4만 명을 넘는다. 물류 산업은 단순노동 기반의 저부가가치의 산업 환경에 머물러 있지만, 디지털 기술을 결합하면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화하고 고부가가치의 스마트 물류 산업으로의 전환이 충분히 가능하다.

실제로 디지털 전환이 제일 더디었던 농산물 도매시장에 디지털을 도입한 부산 식자재 B2B 유통 플랫폼 기업 ‘푸드팡’은 도매시장과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식당 등을 디지털로 연결하고, 빅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농산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고량과 공급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주요 식자재의 시세를 실시간을 제공하면서 지난해 11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고 매출과 고객수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부산의 제조기업 성창사는 빅데이터 분석과 활용을 통해 생산량이 월 20% 증가하고, 공정 불량률이 50% 가까이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역 제조기업과 빅데이터 분석 전문기업과의 매칭을 통한 성과로, 지역 IT 전문기업 역시 지역 전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전통기업과 IT기업이 서로 윈윈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이렇게 부산은 다양하고 역동성 넘치는 산업 생태계를 가진 도시인 만큼 다양한 기업들이 타 산업과 융합하면서 디지털 전환의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면 그 시너지 효과와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지난해부터 지역 기반의 제조, 물류 등 기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 세미나를 개최하여, 디지털 전환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도입을 하면 좋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경영 환경에 맞는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빠른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부산을 넓히는 디지털 융복합 확산기관’으로서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고자 한다. 디지털로 산업과 기술, 기업, 사람을 연결해주면서 없던 길을 새롭게 개척하고, 업종 간 장벽을 허물고 서로 달랐던 길들을 연결해 나가면서 그 속에서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기업이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경험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도시, 우리 부산의 미래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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