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물금역 공사비 급증에 ‘덜컹’… KTX 정차 또 지연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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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개량비 121억 원으로 껑충
열차 운행 지장 없는 공사 때문
공사 기간도 1개월 이상 연장돼
시, 71억 증액된 예산 확보 비상

물금역 KTX 정차 위한 시설개량사업비 애초보다 4배가량 늘어나 예산 확보에 비상 걸린 양산시. 양산시 제공 물금역 KTX 정차 위한 시설개량사업비 애초보다 4배가량 늘어나 예산 확보에 비상 걸린 양산시. 양산시 제공

경남 양산시민들의 숙원사업인 물금역 KTX 정차를 위한 시설개량사업비가 애초 계획보다 4배가량 급증하는 등 눈덩이처럼 불어나 예산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양산시는 이달 초 물금역 KTX 정차를 위한 시설개량사업 실시설계를 완료한 결과 총사업비가 121억 3000만 원으로 파악됐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애초 양산시가 시설개량사업 추정비 30억 원보다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며, 지난해 6월 양산시와 국가철도공단 간 시설개량사업 위·수탁 협약 체결 때 파악된 49억 7000만 원(설계비 3억 3300만 원 포함)에 비해서도 2.44 배 증액된 것이다.

시설개량사업은 기존 300m 규모의 물금역 승강장을 KTX가 정차할 수 있도록 380m 이상으로 연장하고, 승강장을 덮을 지붕을 설치하는 것이다. KTX 정차를 위해 신호나 통신, 선로 개량도 포함된다.


물금역 KTX 정차 위한 시설개량사업비 애초보다 4배가량 늘어나 예산 확보에 비상 걸린 양산시. 양산시 제공 물금역 KTX 정차 위한 시설개량사업비 애초보다 4배가량 늘어나 예산 확보에 비상 걸린 양산시. 양산시 제공

시설개량사업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기존 물금역을 운행하는 열차에 지장을 주지 않고 공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물금역에는 열차가 하루 왕복 17회 정차한다. 무궁화호 14회, ITX-새마을호 3회다. KTX는 평일 6~7회, 주말 8회 물금역을 지나지만, 정차는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KTX 정차에 필요한 신호나 통신, 선로 개량공사의 경우 기존 열차 운행에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해 새로 설치하거나 작업로 등을 만들어야 한다.

공사 가능한 시간 역시 열차 시간을 피해서 해야 하다 보니 하루 2~3시간밖에 할 수 없어 공사 기간도 위수탁 협약서(사업 기간 2022년 6월~2024년 5월)보다 1개월 이상 더 연장돼야 한다. 이와 함께 양산시와 정치권이 시설개량공사를 연말까지 완료하고, 내년 1~2월 중에 KTX를 정차시키겠다는 계획도 물 건너갔다. 시설개량공사 준공 시점이 열차 시간을 피해서 공사를 해야 하는 이유로 내년 6월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양산시는 증액된 71억 5000만 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시는 우선 국비 확보를 통해 증액된 공사를 해결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시비로 충당할 방침이다.


양산시는 지난 17일 가진 국회의원과 도·시의원 초청 시정간담회에서 증액된 71억여 원 전액을 국비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양산시 제공 양산시는 지난 17일 가진 국회의원과 도·시의원 초청 시정간담회에서 증액된 71억여 원 전액을 국비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양산시 제공

실제 양산시는 지난 17일 가진 국회의원과 도·시의원 초청 시정간담회에서 증액된 71억여 원 전액을 국비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양산시는 내달부터 시설개량사업이 시작됨에 따라 국비 확보가 늦어지면 공사에 지장을 줄 우려도 있는 만큼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에서 확보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앞서 양산시와 시의회는 2010년 이후 국토부 등 관계기관에 KTX 물금역 정차를 2~3년마다 반복적으로 건의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그런데 2021년 3월 양산시가 처음으로 물금역 KTX 정차를 위한 타당성 조사 용역을 발주했고, 이 결과 물금역에 하루 6회 KTX가 정차하면 B/C가 1.8로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결론을 얻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후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4월 국가철도공단에 물금역 KTX 정차를 위해 양산시와 시설개선 위·수탁 협약체결을 지시하면서 사실상 물금역 KTX 정차가 확정됐다.

양산시 관계자는 “실시설계 결과 71억 원 이상 사업비가 증액됐고, 이를 국비로 확보하기 위해 지역 2명의 국회의원에게 요청했다”며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국가철도공단과 협의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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