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마음 붙들기’ 지역 대학들 변신 중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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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 내달 도서관 VR존 제공
다양한 가상현실 콘텐츠 체험
부산대, 24시간 학습 공간 운영
고급 카페 같은 스터디룸 인기
학생 유치난 캠퍼스 혁신 고군분투

부산의 각 대학 캠퍼스가 신학기를 맞아 대변신하고 있다. 부경대 도서관 VR체험존. 부경대 제공 부산의 각 대학 캠퍼스가 신학기를 맞아 대변신하고 있다. 부경대 도서관 VR체험존. 부경대 제공

부산의 대학 캠퍼스가 신학기를 맞아 대변신에 나서고 있다. 해마다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자퇴생마저 늘어나는 등 지역 대학의 위기감이 만든, 종전에 보기 어렵던 ‘캠퍼스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경대는 21일 “다음 달 중 도서관에 VR존을 만들어 학생에게 VR 체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생은 학술정보관 3층 VR존에서 VR 기기를 착용해 독서체험, 영상관람, 게임 등 각종 가상현실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 도서관을 책을 빌리고 읽는 곳을 넘어 학생이 새로운 학습 기기를 체험하고 영감을 얻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게 취지다. VR존과 함께 중앙도서관 1층은 개방형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칸막이 형식의 책상이 아니라 개방형 책상으로 배치해 학생이 도서관에서 책만 보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학습을 할 수 있게 했다. 2003년 도서관이 신축된 뒤 1층 열람실 공간에서 대규모 공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의 각 대학 캠퍼스가 신학기를 맞아 대변신하고 있다. 부산대 도서관 공부 공간인 새벽 별당. 부산대 제공 부산의 각 대학 캠퍼스가 신학기를 맞아 대변신하고 있다. 부산대 도서관 공부 공간인 새벽 별당. 부산대 제공

지난해 문을 연 부산대 새벽벌도서관 새벽 별당도 학생에게 큰 인기다. 새벽 별당은 학생 학습 공간인데, 총 215석(약 275평)으로 24시간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도서관 1층 보존서고 27만 권은 밀양캠퍼스로 옮기고, 학생이 노트북 컴퓨터를 켠 채 공부하거나 학생들끼리 토론할 수 있는 별도의 스터디룸을 마련했다. 원목 계열에 카페를 연상케하는 조명 등 요즘 트렌드에 맞춰 열람실을 넘어 ‘스터디 공간’을 지향했다. 총학생회 추천 학생 6명이 도서관 리모델링을 위한 구매위원회를 구성해 각 공간 개선에 필요한 비품 구매에 참여했다. 새벽벌도서관의 경우 SNS에 ‘부산대 도서관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글과 사진이 올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공부하고 싶다’ ‘고급 북카페 같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학생에게 무료 조식을 주는 대학도 등장했다. 부산외대는 오는 6월 21일까지 교직원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조식 행사를 진행한다. 학기 중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학생식당에서 밥·국·반찬 3종으로 구성된 식사가 제공된다. 2시간 동안 무료 커피, 음료를 제공하는 ‘해피 캠퍼스 해피 아워’ 행사도 지난 16일부터 대학 푸드코트에서 진행 중이다.

대학의 이 같은 대대적인 변신에는 입학생 부족, 자퇴생 증가라는 대내외적 ‘이중고’가 자리한다는 분석이다. 재학생 중 자퇴생은 해마다 늘고 있다. 자퇴생이 다시 수능을 쳐 수도권 대학에 가거나 수도권 대학에 편입하는 경우가 해마다 늘고 있다. 지방대는 한 명이라도 더 뽑으려고 하지만, 학생은 조금이라도 수도권에 가까운 대학으로 ‘갈아타기’하느라 바쁜 것이 현실이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21년 4년제 지방대의 중도 포기 신입생은 1만 5540명이었다. 전체 신입생 중도 포기 학생의 60.6%에 달한다. 2021년 부산의 4년제 대학 15곳의 학생 18만 4981명 중 3.6%인 6674명이 학교를 다니던 중 자퇴했다.대학은 자퇴 인원 대부분이 ‘반수’(재학 중 다시 입시에 응시하는 것) 등으로 수도권 대학이나 다른 대학에 입학한 것으로 분석한다.

부산의 한 대학 관계자는 “시설 개선으로 자퇴생이 줄어들거나 입학생이 눈에 띄게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MZ 학생의 마음을 잡으려는 학교의 고군분투라고 볼 수 있다”며 “지역의 중소 사립대 중에는 재정 여건상 시설 개선조차 못 하는 곳도 있어 일부 대학의 변신이 부러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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