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규모 행사에도 구매 열기 주춤해진 아트부산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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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부산 2023’ 7일 막 내려
벡스코 제1전시장 전관 개최
컬렉터, 시장 관망세 두드러져

아트부산 2023 전경. 올해 아트부산은 벡스코 제1전시장 전관을 사용해 역대 최대 규모로 행사를 열었다. 아트부산 제공 아트부산 2023 전경. 올해 아트부산은 벡스코 제1전시장 전관을 사용해 역대 최대 규모로 행사를 열었다. 아트부산 제공

“세 번이나 작품을 보러 왔지만 구매로 이어지지 않았다.” 아트페어 현장에서 만난 한 외국 갤러리의 이야기다. 조정기에 들어간 미술시장의 현실은 아트부산에서도 확인됐다.

‘아트부산 2023’이 7일 막을 내렸다. 올해는 벡스코 제1전시장 전관을 사용해 역대 최대 규모로 행사를 준비했지만, 지난해와 같은 구매 열기는 볼 수 없었다. 3월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4월 화랑미술제에서 감지된 관망세는 계속 이어졌다.

(사)아트쇼부산은 8일 아트부산 2023 결과 보도자료를 통해 ‘대형 갤러리를 비롯해 대부분의 갤러리가 판매 호조를 보였다’고 밝혔다.

국제갤러리는 하종현 ‘접합’ 시리즈를 시작으로 줄리안 오피, 최욱경, 안규철, 양혜규, 박진아, 이희준 작가 등의 작품을 판매했다. 학고재에서는 강요배·송현숙 작가 등의 작품이 거래됐고, 탕 컨템포퍼리 아트도 좋은 성적을 냈다. 도도새로 유명한 김선우, 무나씨(김대현) 등 젊은 세대 컬렉터가 선호하는 작가의 작품도 인기리에 판매됐다.

반면 가격대가 높은 중견 작가의 큰 작품을 들고 나온 갤러리나 국내에 낯선 작가를 소개한 해외 갤러리는 어려움을 겪었다. A갤러리 대표는 “작가의 인기에 비해 작품이 팔리는 속도가 더뎠고, 작품을 보고도 지갑을 열지 않는 고객이 많았다”고 했다. 컬렉터들이 지갑을 닫거나 작품 구입에 더 신중해졌다는 말이다.

아트부산 2023은 올해 벡스코 제1전시장 전관에서 열렸다. 전체적으로 여유 있는 공간 구성으로 관람객 이동이 편리를 도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금아 기자 아트부산 2023은 올해 벡스코 제1전시장 전관에서 열렸다. 전체적으로 여유 있는 공간 구성으로 관람객 이동이 편리를 도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금아 기자

어린이날 연휴에 기상악화까지 겹쳐 올해 아트부산의 전체 관람객 숫자는 작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아트부산 정석호 이사는 “VIP 입장객은 4일 기준 전년 대비 24% 증가했고, 전체 기간에는 약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정 이사는 “일반 관람객의 경우, 사전 판매나 5일 입장객 수는 지난해보다 증가했으나, 6~7일에는 약 10% 정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아트부산은 특별전 부스를 키우고, 관람객 이동 편의성을 높였다. 챗GPT 등 새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도입하고 같은 기간 열린 롯데아트페어, 지역 기업과 연계한 부산 아트위크도 진행해 나름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절차 관련 공지 변경이나 번복 등 운영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B갤러리 관계자는 “아트페어의 1차 고객인 갤러리가 판매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데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미술 기획자는 “부산이 아트페어 하기 좋은 곳이라는 점은 이미 확인이 됐다”며 “아트부산이 부산 갤러리와 함께 부산 컬렉터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의 갤러리도 아트페어가 열리는 시기에 좋은 전시를 잡아서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방법을 고민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트부산 2023에서는 AI 아트, 챗도슨트 등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오금아 기자 아트부산 2023에서는 AI 아트, 챗도슨트 등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오금아 기자

한편 아트부산은 올해부터 무료 입장 연령을 만 3세에서 7세로 확대하고, 100% 모바일 티켓 전환 등 기준 방식이 작년과 달라졌다는 점을 이유로 아트부산 2023의 정확한 입장객 숫자를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집계 오류 논란을 빚은 총 판매액도 별도로 발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 이사는 “판매액 등을 투명하게 집계할 수 있는 방법, 누가 봐도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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