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경영 선언’ 30주년… “미래 먹거리 찾아야”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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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가치 87억 달러 도약
반도체 수익 약화 해결 과제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2023년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2023년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7일로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지난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한지 30주년이 된다. “마누라·자식 빼고 다 바꿔라”고 혁신을 주문한 이 선언이후 삼성은 브랜드가치 세계 5위의 거대기업으로 성장했지만 반도체 수익악화, 사법리스크 등 당면과제도 적지않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는 올해 별다른 행사 없이 신경영 선언 30주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1993년 당시 이건희 선대 회장은 세탁기 불량 부품을 칼로 깎아 조립하는 것을 보고 격노한 뒤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했다. 삼성은 신경영 선언 이듬해인 1994년 세계 최초로 256메가 D램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1996년 1기가 D램을 개발하며 반도체 선두 기업의 토대를 닦았다. 이후 발전을 거듭한 끝에 삼성전자의 2022년 브랜드 가치는 877억 달러를 기록하며 3년 연속 글로벌 5위에 올랐고, 스마트폰과 TV, 메모리반도체 등 20여 개 품목에서 1위를 하는 세계 일류 기업으로 도약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와 산업 재편 가속화 등으로 그야말로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경기 침체로 IT 수요가 급감하고 재고가 쌓이면서 메모리 가격이 급락하는 바람에 반도체 업황도 악화됐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95.5% 급감한 6402억 원에 그쳤다. 특히 전자의 주력인 반도체 부문은 4조 5800억 원의 적자를 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갈수록 격화하며 미중 사이에 낀 국내 반도체 업계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경영 선언 당시와는 경영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서 처음부터 키우기보다 M&A를 통해 기존에 추진하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수익성을 확대할 때”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재용 회장의 계속되는 재판도 경영에 적지않은 부담이다. 이 회장은 현재 매주 목요일에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재판에, 3주 간격으로 금요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재판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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