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사이코패스 진단 지수, 연쇄살인범 강호순보다 높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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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점으로 기준 25점 넘어
면접 결과 종합해 최종 판단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이 지난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이 지난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에서 과외 중개 앱을 통해 처음 만난 또래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의 사이코패스 진단 지수가 연쇄살인범 강호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정유정을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 결과 사이코패스로 간주하는 25점보다 높은 28점대로 나타났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총 20개 문항으로 40점 만점이다. 국내에서는 통상 25점이 사이코패스 변별 기준점이 된다. 일반인은 15점 안팎의 점수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유정의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지수는 장모 집에 불을 질러 아내와 장모를 살해하고,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여성 8명을 납치해 살해한 강호순(27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연쇄살인범 유영철은 이 검사에서 만점에 가까운 38점을 받았고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은 29점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자를 대상으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하는 이유는 재범 가능성 등이 높은지 판단하고 보호관찰 기간을 설정하는 등 범죄 예방 차원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또 범행 동기가 모호할 때 어떤 동기로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파악할 때 사용된다.

사이코패스로 결론 내리기 위해선 진단 검사와 함께 정유정의 어린 시절이나 과거 행적, 범죄 유무나 정신건강의학과 진단 등 자료와 프로파일러 면접 결과를 근거로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지난 2일 사건을 송치받은 부산지검은 검찰 차원에서 프로파일러 면담이나 추가 조사를 통해 정유정의 사이코패스 여부를 결론 내릴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주 중 검찰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 40분께 부산 금정구에 거주하는 피해자 집에서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정유정은 피해자가 실종된 것처럼 꾸미려고 평소 자신이 산책하던 경남 양산 낙동강 변 인근에 시신 일부를 여행용 가방에 유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유정은 한밤중 여행용 가방을 끌고 풀숲에 시신을 유기하다 택시 기사의 의심을 사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정유정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결과 정유정은 취업을 준비하면서 범행 석 달 전부터 ‘살인’ ‘시신 없는 살인’ 등을 집중적으로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평소에는 방송 매체나 인터넷을 통해 범죄 수사 프로그램을 자주 보며 살인에 관심을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정유정은 경찰 조사 초반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살인 충동을 느껴 이를 해소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고 지난 2일 검찰에 송치됐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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