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기인 부산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생활형 기계·친환경 설비의 시대 열릴 겁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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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벡스코서 부산국제기계대전
28개국 453개 업체 참가 역대 최대
창립 61주년 맞아 해외시장 개척

"기계 산업의 다음 먹을거리, ‘생활형 기계’를 주목해야 합니다!"


부산시기계공업협동조합 성기인 이사장은 지난달 벡스코에서 부산국제기계대전을 무사히 마치고 한숨을 돌린 모습이다. ‘조합 직원들이 제일 고생했다’는 성 이사장의 말 뒤엔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자부심이 묻어난다.

올해로 창립 61주년을 맞은 부산기계공업협동조합은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벗어난 부산국제기계대전을 조합의 역사에 걸맞게 역대 어느 때보다 성대하게 치러냈다. 28개국에서 무려 453개 업체가 참여했다. 성 이사장은 “대부분의 관람객이 2년 전보다 기술적으로 큰 질적 향상을 이뤘다고 호평해 줬다”며 “특히 전시 품목 자체가 스마트하고 시대에 맞는 아이템으로 바뀌었다는 칭찬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의 설명처럼 종전에는 프레스나 공작 기계 등 거대 설비 위주로 전시가 이루어졌다면, 올해 국제기계대전은 시대상에 맞춰 친환경 플라스틱 사출 장비나 재활용 기술 장비 등에 중점을 뒀다.

성 이사장과 부산기계공업협동조합도 ‘협동형 로봇’에 주목했다. 산업 현장에서 인간과 가장 가깝게 있으면서, 동시에 인간의 노동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제품이 바로 협동형 로봇이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는 김밥을 말고 치킨을 튀기는 로봇까지 처음으로 등장했다”면서 “사람이 하는 일을 그대로 하면서도 근로자와 접촉하면 그대로 작동을 멈추는 식으로 안전성을 담보해 일상생활 깊숙한 곳까지 로봇이 들어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트렌드를 빠르게 읽어낸 덕분에 올해 부산국제기계대전은 목표했던 21억 달러를 뛰어넘는 수출 구매 상담 실적을 기록했다.

아울러 성 이사장은 ‘산업계가 새로운 시스템과 소재 연구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오래된 빌딩이나 공간을 친환경적으로 리모델링하거나 여기에서 다시 에너지를 뽑아낼 수 있는 식의 새 시스템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는 “산업 현장의 인프라가 사실상 완성 단계에 이르면서 기계나 소재는 전체적인 수요가 줄고 있다”며 “기능적이면서도 내구 연한이 다되면 환경오염 없이 폐기할 수 있는 소재와 일상에서 인간을 돕거나 대신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사업 아이템의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번 부산국제기계대전은 국내외 바이어뿐 아니라 일반 시민이나 학생에게도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궁리 중이다. 성 이사장은 “산업계가 어떤 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걸 시민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다면 자녀 교육이나 미래 설계에도 분명 요긴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그런 부분까지 보강해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콘셉트의 기계대전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조합이 나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부산기계공업조합의 348개 회원사는 대부분 ‘뿌리 기업’이라고 할만한 기계 사업 관련된 업체들이다. 부산시기계공업협동조합은 내달 초 20개 업체를 중심으로 산업 인프라 수요가 많은 베트남 호찌민으로 1차 시장개척단을 파견할 참이다. 성 이사장은 “개별 회원사가 할 수 없는 수출 판로 개척을 조합이 적극 추진해 대규모 마케팅 시너지 효과를 낼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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