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원전' 도입논의 본격화…11차 전력수급계획 수립 착수
정부 "신규원전 도입 등 효율적 전원믹스 구성 검토"…내년 상반기 '윤곽'
반도체 등 첨단산업 확대·탄소감축 목표 상향 등 전력체계 급변 대응 논의
‘탈원전 정책 폐기, 원전 산업 생태계 강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으로 신규 원전 건설 논의가 본격화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전력 남서울본부에서 이호현 전력정책관 주재로 2023년 제4차 전력정책심의회를 열고 2024∼2038년 적용될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 추진 방향’을 보고했다.
전기사업법을 바탕으로 정부는 2년마다 향후 15년에 걸쳐 적용될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전력 수급 전망을 바탕으로 발전 및 송·변전 설비 계획 등의 내용이 담긴다.
11차 전기본(2024∼2038년) 수립 과정에서 주목되는 사안 중 하나는 신규 원전 건설 계획 포함 여부다.
산업부는 "재생에너지, 수소 등 무탄소 전원을 보급해 나가면서도 신규 원전 도입 등으로 비용 효율적인 전원 믹스(비중)를 구성하는 합리적 전력 공급 능력 확충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며 '신규 원전 건설' 논의의 본격화를 예고했다.
산업부는 신규 원전 도입과 관련, 아직 구체적 방향이 정해진 단계가 아니라 과학적 수요 변화 예측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이 주도하는 실무 그룹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신규 원전 검토 필요성을 잇따라 공개 언급한 가운데 '비용 효율적인 전원 믹스'라는 방향성까지 이날 추가로 제시해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적극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 나올 11차 전기본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들어간다면 신한울 3·4호기 건설 계획이 반영된 2015년 7차 전기본 이후 9년 만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담긴다.
정부는 11차 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신규 투자, 전기차 확산 등으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 지난 4월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전환 부문 목표 400만t 상향 조정 등 급변하는 전력 수급 여건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전 정부 때 공개된 '205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시나리오' 상으로 2050년 전력 수요는 최대 1213.7TWh(테라와트시)로, 2022년 전력 소비량의 2.2배에 달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에너지 공급 안정성, 수용 가능성, 효율성, 탄소중립 등 정책 원칙과 유연성 확보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원 믹스를 구성해야 한다"며 "재생에너지와 수소 등 무탄소 전원을 지속해 보급하되, 현실적인 확산 속도를 고려해 기저 전원 확충 등 안정성을 보완하는 방안도 반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11차 전기본을 통해 원전 비중 확대 등 장기적 에너지 믹스 목표에 추가 변화가 있을지도 업계의 관심이 크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지난 1월 확정된 ‘10차 전기본(2022∼2036년)’에서는 2036년 전원별 발전량 비중을 △원전 34.6% △석탄 14.4% △액화천연가스(LNG) 9.3% △신재생 30.6% △수소·암모니아 7.1% △기타 4.0%로 정했다.
이날 전력정책심의위 보고를 시작으로 이달 말부터 총괄분과위 등 전문가위원회가 구성돼 운영에 들어가면서 11차 전기본 수립 실무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이후 전문가 논의를 통한 초안 마련,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관계 부처 협의, 공청회, 국회 보고 등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 ‘제11차 전기본’이 확정된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