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금속이 사라지면 사람도 지구도 없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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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의 쓸모/표트르 발치트


금속의 쓸모 금속의 쓸모

금속이 사라지면 사람을 포함한 동물과 식물은 단 1초도 살지 못한다. 칼슘이 없어져 치아와 뼈는 부서져 가루가 되고, 철분이 없으면 혈액이 몸 전체에 산소를 운반할 수 없다. 마그네슘이 없는 식물은 광합성을 할 수 없어서 산소를 내뿜지 못한다. 우리가 사는 지구 자체도 사라질지 모른다. 지구의 핵이 바로 철과 니켈의 합금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핵이 사라지면 핵이 만들어 내는 지구 자기장도 사라지고, 지구 자기장이 사라지면 우주에서 오는 해로운 우주 방사선을 막지 못해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곳이 되고 만다. 물론 상상 속 가정이지만, 금속이 지구에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말해 준다.

<금속의 쓸모>는 인류 문명과 함께 발전해 온 금속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물리, 화학, 역사적 맥락에서 풀어낸 책이다. 금속을 다루는 일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첨단 산업을 이끌어 나간 가장 고도의 기술이었다. 청동의 발견은 모든 초기 고대 문명의 토대가 되었다. 역사적으로 강력하게 부상했던 세력은 늘 금속을 다루는 기술을 선점한 민족이다. 기원전 18세기, 운석이 아닌 광석에서 철을 뽑아내는 법을 최초로 알아낸 히타이트인은 우수한 제철 기술을 바탕으로 강력한 철제 무기를 만들었다. 히타이트인은 당시 철을 다루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기 때문에 철 제련 기술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고, 이집트 파라오에게 철로 만든 검을 포함해 철제 선물을 보낼 때조차도 제련 기술을 절대 알려주지 않았다. 오늘날에도 우주 산업과 반도체 기술에 활용되는 금속 기술은 전 세계 선진국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최첨단 미래 산업 분야이다. 표트르 발치트 지음/빅토리야 스테블레바 그림/기도현 옮김/북멘토/224쪽/1만 6000원.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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