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 32만 명’ 게임쇼 덕에 독일 쾰른은 축제장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
23~27일 1227개 업체 참여
방문객 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
"부산 지스타도 확장성 가져야"
독일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도시에 손꼽히는 쾰른이 게임 마니아 32만 명으로 북적였다. 미국의 E3, 일본의 도쿄게임쇼와 함께 세계 3대 게임쇼이자, 유럽 최대의 게임쇼로 꼽히는 ‘게임스컴’ 얘기다.
지난 23~27일 독일 노스라인-베스트팔렌주 쾰른은 게임을 사랑하는 마니아와 업계 관계자로 가득 찼다. 과거 군수품을 생산하는 공장이었다가 전시장으로 변모한 쾰른메쎄의 전관을 게임스컴이 다 채울만큼 규모가 상당했다. 게임스컴은 쾰른메쎄와 독일게임산업협회가 공동 주최한다.
쾰른메쎄에 따르면 올해 방문객은 100여 국 32만 명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가 남아 있었던 지난해 26만 5000명에 비해 6만 명가량 증가한 수치다. 게임스컴 방문자 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전 최고 정점을 찍었던 2019년 37만 3000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회복세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특히, 북미 최대의 게임쇼인 E3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개최를 포기하면서 더욱 게임스컴에 업계와 마니아의 관심이 집중됐다.
올해 게임스컴에는 63개국에서 1227개의 전시사가 참가했고, 이중 76%는 해외에서 온 참가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 기간 중 주말인 26~27일 쾰른 시내에서 열린 ‘게임스컴 페스티벌’에는 약 8만 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오케스트라가 게임 음악을 연주하거나 DJ 파티 등 시민을 대상으로 한 무료 공연이다.
쾰른메쎄는 1~11관으로 구성됐는데, 관마다 테마를 다르게 잡고 구역별로 전시를 선보였다. 대형 게임사가 신작을 선보인 엔터테인먼트 존이나, 게임 마니아가 직접 게임 속 캐릭터로 변신하는 코스플레이 존, 게임 관련 상품을 파는 굿즈 존, 가족이 다 같이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패밀리 존, 인디게임 존 등 성격에 맞게 구성됐다.
XBOX, 닌텐도, 반다이 남코, 호요버스, 유비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가 참가했고, 신작 게임을 체험하려는 인파로 각 부스가 북적였다.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 더 큰 규모로 부스를 설치했다. 삼성전자는 752㎡(약 227평) 부지에 역대 최대 규모 전시장을 설치하고, 게이밍 모니터 신제품인 ‘오디세이 네오 G9’을 선보였다. 국내 게임사인 펄어비스와 협업해 펄어비스의 게임 ‘검은사막’의 신규 콘텐츠 ‘아침의 나라’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콘텐츠 기업 하이브의 게임 자회사 하이브IM은 게임스컴에서 첫 단독부스를 내고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이하 별이되어라2)’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번 게임스컴에서 눈에 띄는 점은 언뜻 보면 게임과 관련없어 보이는 기업이 다수 참여했다는 점이다. 플랫폼 내 게임을 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기는 하지만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인 넷플릭스는 삼성전자 맞은 편에 대규모 부스를 내고 다양한 이벤트를 열었다. 곧 두번째 시즌 공개를 앞둔 ‘오징어 게임’ 부스에서는 달고나 모양 쿠키를 나눠주거나 미니 오징어 게임 세트장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눈길을 끌었다. 게임산업의 확장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게임산업의 규모나 관심도는 날로 커지고 있다. 지스타는 매년 게임스컴에 부스를 내고 내년 지스타에 참가할 바이어를 모집한다. 현장에서 만난 한국게임산업협회 김용국 국장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게임스컴을 살펴보니 B2B는 규모가 더 커졌고 B2C는 이제 서서히 회복하는 단계로 보인다”면서 “한국 게임산업이 커지는 만큼 지스타는 매년 조기 마감되는데 벡스코 제3전시장 등 부지 확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쾰른(독일)/글·사진=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