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KCC 이지스, 부산에 새 둥지
KBL 이사회, 전주 KCC 연고지 부산 이전 승인
KT 소닉붐 수원 이전 후 2년 만에 부산 팀 부활
BNK 썸과 사직실내체육관 공유 '한 지붕 두 가족'
부산에서 2년 만에 남자 프로농구가 부활한다. 새롭게 부산에 둥지를 트는 구단은 KCC 이지스다. KCC 이지스는 오는 10월 개막하는 2023-24 시즌부터 ‘부산 KCC 이지스’로 팀명을 바꾸고 새롭게 출발한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30일 이사회를 열어 KCC 연고지를 부산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KCC는 홈 경기장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으로 지정했다.
KCC는 2001년부터 22년 동안 전주를 연고지로 해 KBL 리그를 치렀지만, 전주시와 실내체육관 건립 등과 관련한 문제로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다 연고지 이전을 추진해 왔다.
부산은 지난 2021년 11월 KT 소닉붐이 연고지를 수원으로 이전한 이후 2시즌 만에 남자 농구팀을 다시 유치하게 됐다.
KCC는 올 시즌 KBL 리그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강팀이다. KT 소닉붐 감독을 역임한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KCC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최준용(포워드)을 영입했다. 이와 함께 국가대표 출신인 이승현(포워드), 허웅(가드), 라건아(센터)가 버티고 있는 KCC는 ‘국가대표 라인업’이라고 불러도 손색없는 선수진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다 KBL 리그 대표 선수로 활약했던 이상민 전 삼성 썬더스 감독이 코치진으로 합류해 전력이 더욱 탄탄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산시는 KCC의 연고지 이전에 환영의 뜻을 밝히며 KCC가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그동안 부산시민의 남자 농구단 창단에 대한 요구가 컸는데 시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답을 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며 “KCC 농구단 부산 유치를 통해 수준 높은 농구 관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KT 소닉붐이 부산을 떠난 후부터 남자 프로농구단 유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고양 데이원 점퍼스가 연고지 이전을 추진할 당시에도 KBL과 데이원 구단 유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대명소노그룹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이 데이원 구단을 인수하면서 부산시의 연고지 이전 작업은 중단됐다.
부산시는 KCC가 전주를 떠나 연고지 이전을 검토하자 적극적인 유치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KCC는 유치 의사를 보인 부산과 군산 중 부산을 선택했다.
KCC가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는 남자 프로농구(KBL)와 여자 프로농구(WKBL)가 한꺼번에 열리게 됐다. KCC와 BNK는 '한 지붕 두 가족' 형태로 체육관을 공유한다. 현재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은 WKBL 부산 BNK 썸이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BNK 썸과 부산시는 아직 KCC와의 사직실내체육관 공유 방안에 대해 구체 협의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NK와 KCC는 WKBL과 KBL이라는 별도 연맹에 속한 팀이다. 따라서 BNK와 KCC, 부산시는 향후 경기장 타이틀 스폰서를 비롯한 광고판 문제와 함께 코트와 편의시설 등의 공유 방안 등에 면밀한 협의를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