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서 공수” “국내산 대체” 일본산 식재료 빼는 일식당
일본산 참치 몰타산으로 교체
북해도 성게알은 국내산으로
해운대 특급호텔 일식당 대응
오마카세 식당선 일본산 유지
오염수 방류 후 매출 영향 없어
백화점은 선물세트 산지 다변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부산 최고급 일식당은 일본산 식재료 대체품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일본 수산물 중 대체할 수 있는 재료는 국내산으로 바꾸고, 일부 고급 식재료는 지중해에서 공수하기도 한다. 식당들은 현재 식재료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고객은 있지만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고 있다고 안도한다. 유통업계도 추석 대목을 앞두고 선물세트 산지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특급호텔 파라다이스호텔부산은 30일 “일식당 ‘사까에’의 일본산 생선 등 해산물 식재료를 모두 국내산으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하자 일본산 식재료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사까에는 크기가 큰 참돔, 북해도 성게알을 국내산으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산 참치는 지중해에 있는 몰타산으로 대체했다. 잿방어의 경우 대체할 수 없어 아예 판매하지 않는다고 한다.
파라다이스호텔부산 관계자는 “해산물 일부를 일본산으로 썼지만, 방류 후에는 국내산으로 대체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롯데호텔부산 일식당 ‘모모야마’는 방류 당일부터 일본산을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는 중국산 농어를 제외한 대부분 해산물이 국내산이다. 방어의 경우 겨울철에 제공되는 어종으로 대체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최고급 일식당으로 꼽히는 사까에와 모모야마의 코스 메뉴는 인당 14만 6000원~30만 원이다.
반면, 일본산을 고수하는 곳도 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일식당 ‘스시조’가 대표적이다. 일식당에서 주로 쓰이는 성게알과 와사비, 김을 모두 일본산으로 쓴다. 웨스틴조선호텔 관계자는 “스시조는 최상급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기조로 국내산과 일본산을 포함한 수입산을 모두 사용한다. 정부 기준에 적합한 수산물을 사용하고 일별 모니터링을 통해 식재료 입고 시 철저히 관리·감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최고급 일식당이나 주방장이 알아서 내놓는 방식의 오마카세 식당의 경우도 일부 일본산 수산물을 선호한다. 양식인 참돔의 경우 국내산은 2kg 넘는 대형 참돔을 찾기 어렵지만, 일본산은 2kg가 넘는 경우가 많아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일부 우려에도 현재 부산 고급 일식당에는 손님 감소 등의 영향은 없는 상태다. 해운대구 일식당 ‘모즈’ 송민규 셰프는 “뉴스를 접한 고객들은 조금 꺼림직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있지만, 아직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해운대구 일식당 ‘허교수 스시 오마카세’ 허동한 셰프는 “현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가게를 찾는 손님이 줄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통업계는 일본 오염수 방류에 따라 추석 선물 세트의 산지를 다변화했다. 롯데백화점은 수산물을 대체할 수 있는 청과와 한우 세트의 품목과 물량을 확대했다. 김·멸치 선물 세트와 유사한 5만~10만 원대의 청과 선물 세트 11종을 신규 개발했다. 특히 굴비 세트는 고객들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수산물 이력제 관련 안내를 선물 세트에 함께 넣는다. 신세계백화점은 아르헨티나, 캐나다, 에콰도르 등 일본과 지리적으로 멀고 방사능 리스크가 적은 지역의 갑각류와 선어를 지속해 선보인다. 현대백화점도 명절 대표 수산물 선물세트 상품인 굴비, 옥돔 등 주요 품목의 올해 추석과 내년 설 판매에 필요한 물량 수매를 오염수 방류 전에 모두 마쳤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