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날개 접은 ‘하이에어’…사천공항 이용객 불편 가중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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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2일까지 국내선 항공편 모두 취소
경영난이 임금 문제로, 운항관리사 5명 부재
“자산 매각·투자 협의 등 유동성 마련에 최선”
갑작스런 일시 중단 통보에 승객들만 피해

하이에어 2호기 김포국제공항 테이크오프(이륙) 모습. 하이에어 제공 하이에어 2호기 김포국제공항 테이크오프(이륙) 모습. 하이에어 제공

사천에서 김포와 제주 하늘길을 연결하는 국내 유일 소형항공사업자인 ‘하이에어’가 돌연 운항을 일시 중단하면서 이용객 불편이 가중된다.

9일 하이에어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회사 홈페이지·SNS 등을 통해 “갑작스러운 운휴 안내를 드리게 돼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지난 1일부터 비행 중단을 안내했다.

운휴 기한은 국내선이 오는 22일까지, 국제선은 다음 달 28일까지다. 해당 기간 탑승권을 예매한 고객 중 출발이 가까운 날부터 차례로 취소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고객 9800여 명에 대한 7억 원 상당의 환불을 완료했다. 이달 15일 이후 예매 고객의 환불 조치도 곧 처리될 예정이다.

비행기가 멈춘 이유는 항공사 운영의 필수 인력인 ‘운항관리사’가 부족해서다. 하이에어 운항관리사 6명 중 5명이 최근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면서 한꺼번에 회사를 떠났다.

항공안전법상 항공기를 출발시키거나 비행계획을 변경하려는 경우엔 운항관리사의 승인이 꼭 필요하다.

하이에어는 ‘임금 문제’가 불거진 만큼 경영난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다.

항공업계에서는 하이에어를 자본잠식 상태로 평가한다. 코로나19로 업계 자체가 위축됐던 데다, 저가항공사(LCC)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021년 111억 원, 2022년 100억 원 상당의 순손실을 냈다. 반면 매출은 지난해 152억 원 수준에 그치면서 적자 폭이 상당하다.

하이에어 관계자는 “재무상태가 타이트한 것은 맞다. 자구책으로 회사 대표의 자산 매각과 투자 협의 등 자본 유동성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정상화를 위한 노력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에어 운휴 안내 메시지. 독자 제공 하이에어 운휴 안내 메시지. 독자 제공

하지만 미흡했던 초기 대처에 이미 승객들의 불평불만은 극에 달했다.

회사 동료들과 2박 3일간 제주도 일정을 세우고 탑승권을 예매했던 사천시민 백지혁(33) 씨는 “출발 하루 전날 갑자기 사정상 (귀항)비행기를 못 띄우게 됐다는 문자만 덜렁 보내면 끝이냐”고 목소리가 격양됐다.

그는 지난 1일 배를 타고 제주로 갔다가 3일 하이에어를 타고 사천으로 돌아오는 계획을 짰다. 그러나 8월 31일 오후 5시께 하이에어 측에서 일방적으로 비운항 안내를 통보하면서 일이 꼬였다고 한다.

이달 하이에어를 예매했던 대부분 고객이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는 상황이다. 백 씨는 “여러 사람이 어렵사리 시간을 맞춰 준비한 여행인데, 출발하기도 전에 기분을 망쳤고 급히 고친 일정에 제대로 구경도 못했다. 승객 입장을 조금이라도 생각했으면 최소 일주일 전엔 알려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하이에어는 프랑스 ATR사의 ATR72-500 기종으로 2020년 사천공항에 취항했다. 젯트터보프롭기인 ATR72는 단거리 노선에 최적화된 기종으로 안전·경제성을 인정받는다. 그간 경남 사천↔경기도 김포로 주 31편, 사천↔제주간 주 17편을 운항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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