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부산 기술창업기업] 캘프 “성장하는 관상어 시장, 기술로 사로잡고 싶어요”
2020년 기준 4096억 규모 시장
동의대 학생 창업기업으로 출발
사물인터넷 관리 시스템 개발 중
내년 초 앱 ‘우미’ 출시로 도전장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은 매년 유망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기술창업기업으로 선정해 지원한다. 올해 ‘2023 부산시 기술창업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에는 총 60개 팀이 선정됐다. 기술창업기업에게는 사업 초기 시제품 개발과 홍보 등에 필요한 사업화 자금을 최대 2500만 원까지 지원하고, 5000만 원 한도의 장기 저리 창업자금 보증을 지원하는 등 혜택을 준다. 〈부산일보〉는 올해 부산기술창업기업으로 선정된 기업 중 2개 기업을 소개한다.
■6500억 시장으로 성장 기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20년 국내 관상어 산업 규모는 4096억 원 상당이었다. 2025년까지 6571억 원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산업 중 하나다.
흔히 반려동물 산업 하면 개와 고양이를 떠올리기 쉽지만, 관상어 산업은 이색 반려동물 산업 중 하나로 당당히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관상어 산업에 뛰어든 부산 창업기업이 있다. 바로 동의대 학생 창업기업으로 출발한 캘프(CAHLP)다. 캘프는 ‘창조적으로 더 높이 성장하자’는 뜻의 영어를 조합해 만들었다.
캘프 최인수(24) 대표가 관상어 산업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우연히 찾아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시절 군 복무 중이던 최 대표는 관상용 열대어를 키우는 사람을 유튜브에서 접했다.
“팬데믹이 한창이라 휴가도 못 나오고 답답했는데 열대어 중 하나인 구피를 키우는 방법을 설명해 주는 유튜브 채널을 보고 영감을 얻었습니다. 강아지나 고양이를 보다 잘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는 많은데 관상어 키우기를 돕는 플랫폼 서비스는 없다는 데서 착안했죠.”
동의대 컴퓨터소프트웨어공학과를 현재 휴학 중인 최 대표는 2017년부터 대학 창업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창업의 꿈을 키워왔다. 2021년 관상어를 쉽게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마트 어항 키트’ 제품으로 창업에 도전했다.
지난해에는 ‘부산시 창업지원사업 부산창업카페 대학생 IR 데모데이’에서 이 아이템으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부산에서 출발해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모두싸인, 산타 같은 스타트업 대표에게 컨설팅을 받고 발표를 했습니다. 아이디어를 다듬고 사업화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죠. 운이 좋게 올해는 부산 기술창업기업에 선정돼 지원받고 있는데, 저도 성장하면 제가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돌려주고 싶습니다.”
■스마트 IoT 기술로 관리
관상어는 생각보다 키우기 까다롭다. 물의 온도가 급격한 변화 없이 일정해야 하고, 수질 관리를 꾸준히 해주지 않으면 쉽게 죽기 때문이다. 그래서 캘프는 투 트랙으로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하나는 스마트 어항 관리 키트로, 수온을 자동으로 측정하고 온도가 올라가면 자동으로 온도를 맞춰주는 제품이다. 수온을 올려주는 제품은 있지만 아직 시장에 수온을 낮춰주는 제품은 없어서 캘프가 개발에 힘쓰고 있다.
또 카메라가 달려있어 언제 어디서든 관상어를 볼 수 있게 해주고 인공지능이 활동량을 분석해 예측도 해주는 제품이다.
다른 하나는 스마트 키트와 연동해 관상어 키우기를 관리할 수 있는 앱 ‘우미’다. 키우다는 뜻의 ‘키움이’를 줄인 말이다. 내년 초 출시 목표로 앱 개발이 한창이다. 관상어를 관찰하며 일기처럼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온라인 관상어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28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관상어를 잘 키우기 위한 장치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생각보다 컸습니다. 강아지나 고양이 못지않게 관상어를 반려동물로 생각하고 진지한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실제로 1마리에 1000만 원에 육박하는 관상어도 있고요.”
설문조사 결과 반려인의 고민은 관상어가 죽은 원인을 알기 어렵고, 수질 관리가 쉽지 않다는 내용이 많았다. 그래서 어항에 설치한 센서를 바탕으로 수집한 정보를 앱으로 반려인에게 전달하는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IoT(사물인터넷)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장기 목표는 해외 진출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캘프의 단기 목표는 직접 개발한 제품으로 국내 고객을 먼저 만나는 것이다. 현재 스마트 센서가 탑재된 제품을 한창 개발 중이고 ‘우미’ 역시 인공지능으로 학습을 통해 관상어 개체 분석 등 기능을 탑재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현재 사육일지를 기록할 수 있고 관상어 반려인이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든 유사 앱이 시장에 나와 있는 상황입니다. ‘우미’는 이런 서비스와 다르게 차별화할 예정이고요. 조만간 고객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거쳐서 내년 2월 출시를 목표로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장기 목표는 해외 진출이다. 일본의 경우 웬만한 동네에는 관상어 판매점이 있을 정도로 관상어 시장이 크고, 동남아 는 관상어 산업이 급성장하는 유망 지역이다.
“관상어 박람회에 가보면 관상어를 키우는 데 필요한 용품 위주로 관상어 시장이 발달해 있습니다. 캘프는 이 시장에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도입해 좀 더 안전하고 똑똑하게 관상어를 키울 수 있도록 반려인을 돕고 싶습니다. 또 제가 부산 구글 스타트업 스쿨이나 부산 스타트업 대표들을 통해 도움받은 것처럼 저도 언젠가는 후배 기업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힘내려고 합니다.”
글·사진=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