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친수공원, 모두에게 열린 휴식·힐링 공간으로
4월 개방 이후 높은 접근성 자랑
부산역 공중보행교로 10분 걸려
경관수로 따라 볼거리·즐길거리
수평 개방 보도교 2026년 완공
“부산역에서 공중보행교로 걸어서 10분이면 도착하니 북항이 더욱 가깝게 느껴집니다.”
지난 8일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지난 4월 개방 이후 5개월여 만에 다시 찾은 공원에서는 짐가방을 끄는 여행객부터 반려견과 산책하는 시민, 점심시간을 맞은 직장인까지 저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가을을 맞이하고 있었다.
북항 재개발사업 1단계 구역 내 북항 친수공원이 모두에게 열린 휴식과 힐링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북항 친수공원이 우수한 접근성으로 도심 속 활력과 여유로움을 누릴 수 있는 자연 친화적 공간, ‘도심 속 어메니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북항 친수공원, 부산의 어메니티로
친수공간은 물의 도시 부산의 어메니티를 높일 수 있는 자원이다. 어메니티란 물리적·정신적인 쾌적함을 아우르는 말로, 일본의 한 환경단체는 이를 ‘문화, 스포츠, 편의시설, 공공서비스 등을 포함하는 생활의 쾌적함’으로 정의했다.
북항 친수공원에는 경관수로, 윤슬마당, 잔디광장, 다목적 광장 등이 있고, 가까이에는 부산 지역 최초로 반려동물 놀이터를 설치한 힐링야영장도 있다. 특히 곡선 형태의 경관수로는 전 구간이 완공돼 산책하는 시민들과 잠깐의 여유를 즐기는 직장인들이 늘었다.
조망언덕 야생화 단지에 오르면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여 어느 방향에서나 산과 부산 바다, 특히 부산항대교와 영도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물멍(물을 보며 멍때림)’하기 좋은 벤치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쉬어가도 좋다.
바닥이 투명 유리로 된 아치형 보도교를 비롯해 경관수로를 가로지르는 다양한 보도교도 눈에 띈다. 2026년 1월에는 친수공원과 북항 마리나 시설을 연결하는 보도교도 완공될 예정이다. 길이 171m의 이 보도교는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선회형 사장교’로, 정해진 시간에 일부 구간이 한쪽 방향으로 수평으로 열린다. 다리 아래를 통과하는 요트에서는 경관수로를 따라 북항 풍경을 둘러볼 수 있다. 일부 구간은 투명한 강화유리로 만들어져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다. 밤이 되면 다리의 경관조명이 북항 야경을 밝힌다.
한편 북항 재개발 1단계 구역의 또다른 핵심시설인 마리나 시설에는 아쿠아시설, 상업시설, 계류시설 등을 갖춘 지상 7층 규모의 마리나 클럽하우스가 들어선다. 이 중 수영장과 스쿠버다이빙장 등 아쿠아시설이 연말에 먼저 문을 열 예정이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상징성
부산항 북항은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하는 친수공간이다. 북항에는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담겨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무역항이자 경제 발전의 전초기지가 재개발을 통해 시민 품으로 돌아왔고, 글로벌 신해양산업과 해양관광의 중심지를 꿈꾸고 있다.
이와 같은 상징성은 부산과 한국은 물론 세계적인 어메니티 공간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스페인 빌바오, 싱가포르, 그리고 인천 송도는 북항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
스페인 빌바오 지역은 수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도심의 가로망을 정비하고 방치된 수변 공간을 재편했다. 특히 공장을 콘서트홀로 사용하고, 조선소를 박물관으로 개조하는 등 주요 건축물과 공공시설물의 원형을 지키면서 도시의 랜드마크로 리뉴얼해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꾀했다.
싱가포르는 수변공간을 따라 다양한 용도의 랜드마크를 조성하고 교량 등 시설물을 활용해 경관을 연출했다. 특히 관람차와 놀이시설 등은 도심부 관광 기능과 더불어 시민들이 수변공간을 더욱 가깝게 느끼도록 한다.
국내에는 바닷물을 끌어와 길이 1.8km, 최대 폭 110m의 수로를 만든 인천 송도의 센트럴파크가 있다. 물길을 따라 산책로와 놀이공원, 잔디광장과 다양한 조각·조형물이 수변에 늘어선 고층 빌딩들과 어우러진다. 자전거 도로와 수상 스포츠, 수상 택시도 만날 수 있다.
BPA는 친수공원을 마중물 삼아 북항이 시민 누구나 아름다운 경관과 쾌적한 공간을 즐길 수 있는 어메니티 공간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BPA 관계자는 “친수공원과 국내 첫 선회형 사장교는 북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서 인근 원도심 관광지를 연결하는 새로운 관광 거점이 될 것”이라며 “북항이 스페인 빌바오에 버금가는 친수공간을 넘어 원도심 발전과 글로벌 신해양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남은 재개발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