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문화유산 훼손 논란’ 1부두 도서관 추진 보류
기부자 측 약정식 불참 의사 통보
시 “각계 여론 수렴 후 대안 마련”
속보=부산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오른 부산항 1부두에 추진했던 도서관 건립 사업(부산일보 8월 29일 자 1·3면 등 보도)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10일 부산시에 따르면, 당초 11일로 예정됐던 기부자 측과의 기부금 약정식은 무기한 연기됐다. 도서관 건립을 위해 부산시에 200억 원 기부를 계획했던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 측이 최근 약정식 참석을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해 온 데 따른 것이다.
시에 따르면 MBK파트너스 측은 김 회장이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지지하는 뜻을 담아 200억 원의 개인 재산을 부산항 1부두 내 도서관 건립 비용으로 기부하고자 했으나 문화유산 훼손 논란이 불거지면서 좋은 취지를 제대로 전달하기 어렵게 됐다며 약정식 불참을 통보해 왔다.
시는 또 앞서 지난달 30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시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 보존·관리 계획과 관련된 두 번째 심의 결과가 ‘보류’로 결정된 점을 들어 건립 사업 추진 자체를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시 시 세계유산위원회 회의는 다음 일정을 정하지 못하고 끝났다. 더불어 문화유산·건축 분야 전문가, 그리고 시민들의 폭넓은 의견을 들으면서 최적의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도시균형발전실 관계자는 “부산항 1부두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는데 악영향이 없도록 하는 선에서 역사공원으로 정비하면서, 도서관 등 복합문화공간의 신축 가능성에 대해 문화재청 등과 심도있게 논의하고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부산 중구 중앙동에 위치한 부산항 1부두는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가 결정된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 9곳 중 핵심 장소로, 문화재청에 따르면 세계유산 구역 특성상 새 건축물 신축이 허용되지 않는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