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부터 살리자”… 르노차, 2년 연속 임협 무분규 타결(종합)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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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협 투표서 57.1% 찬성 나와
파업 없이 4년 만에 기본급 인상
낮은 가동률에 위기 극복 공감대
노사관계 리스크 해소 생산 매진

르노코리아 노사가 2년 연속 무분규 임협 타결에 성공했다. 르노코리아 스테판 드블레즈(왼쪽) 사장과 김동석 노조위원장. 르노코리아 제공 르노코리아 노사가 2년 연속 무분규 임협 타결에 성공했다. 르노코리아 스테판 드블레즈(왼쪽) 사장과 김동석 노조위원장. 르노코리아 제공

“내년 신차 발매 전까지 회사부터 살리자!”

부산 유일의 완성차 제조업체인 르노코리아자동차가 2023년 임금협상에서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에 성공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지난 19일 오후 열린 2023년 임금협상 사원 총회 찬반 투표에서 협상안이 57.1% 찬성을 얻어 타결됐다”고 20일 밝혔다.

르노코리아의 이번 임금협상은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수 노조인 르노코리아 노조는 올해도 쟁의조정권을 획득했지만 파업과 집회 대신 사측과의 협상을 선택했다.

르노코리아 노사는 지난 5월 15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3차례의 실무교섭과 8차례의 본교섭을 진행했다. 지난 14일 열린 8차 본교섭이 가장 고비였다. 노사는 지난 14일부터 다음날인 15일 오전까지 밤샘 교섭을 진행해 새 합의안을 도출했다.

양측이 도출해 낸 합의안은 기본급 10만 원 인상을 비롯해 타결 일시금 270만 원, 노사화합 비즈포인트 31만 원, 영업사업소 수익성 개선 노력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난 19일 열린 사원 총회는 총조합원 1936명 중 1844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합의안은 투표에서 57.1%의 찬성을 얻어 가결됐다.

르노자동차는 그간 완성차 업계에서도 노사 분규가 가장 심한 사업장으로 유명했다. 노조가 해를 거르지 않고 파업을 벌였고, 급기야 회사가 부분 직장폐쇄로 맞서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협상을 통한 임금협상 무분규 타결에 성공했고, 올해는 파업 없이도 4년 만에 기본급 인상에 성공했다.

다수 노조인 르노코리아노조 김동석 위원장은 올해로 기업 노조가 설립된 지 10년을 맞는데 이를 기념할 만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한다’는 사내 비판도 많았지만 공장이 돌아갈 생산 물량이 떨어진 급박한 상황에서 집회 없이 협상에만 집중했다”며 “올해는 쟁의조정 자체를 안 하고도 협상안을 도출해 냈는데 이 노력을 조합원이 인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주셨다”고 말했다.

파업으로 악명 높던 르노코리아가 2년 연속으로 무분규 타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노사 양측의 절박함이 있었다. 최근 르노코리아는 신차 발매가 늦어지면서 국내 수요가 급감하고 부산공장도 가동률이 절반 이상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이번 임금협상 타결로 노사관계 리스크를 제거하고 내년 말 출시 예정인 신차 프로젝트에 올인할 수 있게 됐다. 다행히 르노코리아는 이달 전시장 방문 고객 추이가 바닥을 찍고 늘어나면서 영업이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

앞서 이달 초 부산시청에 XM3 모델을 전시하는 등 협업으로 판촉 프로모션을 벌이며 부산권 영업에도 다시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르노코리아 박해호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회사 상황에 대한 인식은 노사가 비슷했던 까닭에 회사도 좋은 전략을 내걸었고, 노조도 실리를 챙겼다”면서 “무엇보다 추석 연휴 전에 임금협상을 훈훈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게 고생해 주신 노조 집행부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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